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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14. 202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엣원스

멀티유니버스의 대소동

     

  우와, 무려 다중우주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라니! 이건 마치 만다라의 세계관 같은 것이다. 나의 분신이 손오공 머리털만큼이나 많다는 것인데, 삶이 생각대로 흘러가는 것이 맞다면, 나의 존재가 여기 말고 다른 우주 어딘가에 수도 없이 분포되어 있지만, 지금 여기엔 그냥 나밖에 없다는 슬픔과 고독감은 필연적 결과라는 것. 

  그러나 그것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막강한 힘으로 지고한 위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삶에서 좌절이냐, 극복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삶의 경제적 뿌리, 세무조사를 극복하고 자식을 보호하는 모성의 승리를 보여준다는...에이....멀티유니버셜한 첨단 솥 안에 식상한 음식을 넣어두다니... 용서가 안 된다.  

      

  뭐 그런, 21세기 양자역학의 세계를 기반으로 한 평행우주의 멀티, 메타버스 이론을 등장시켜 영화를 만들었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지만, part1 Everything 자막이 나타났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잔잔한 내 가슴에 놀람교향곡의 파문이! 그건 점점 소리가 커져 내 귀와 내 가슴이 감당할 수 있는 데시빌을 초과했다. 그래서 놀랐다.      

  2부, 3부가 이어지면서 이건 딱 3막구조, 자잘한 에피소드가 반복된다. 그건, 위대한 명작 매트릭스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걸 반증한다. 다중우주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들이 소위 말해 접속과 공간이동을 반복하면서 서로를 연결하여 미스터 리처드슨? 앤더슨? 이 이 사람 저 사람의 몸으로 옮겨 다니는 것을 패러디했다.  

    

 그렇게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했다. 왜? 그동안 세상에 많이 쫄려서 그런지, 요새 영화를 보다가 졸라 존다. 그리고 번쩍, 생각한다. 이 영화의 장르는, SF 가족 코메디 신파극? 첨단 과학 지식을 동원해서 도대체 언제적 썰을 푸는거야? 상큼하지만 뒷맛이 구린... 재미있지만 끌리지 않는... 기발하지만 식상한... 그런 영화다. 앞뒤가 안맞는 모순덩어리 영화다. 그래서 이 글도 이 영화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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