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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맘 쑥쌤 Jun 10. 2022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강의로 나를 찾기 시작하다


#1.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두 아이를 키우면서 네이버 메인에 올랐던 날들>


 이제와서 생각하면 국어선생님이 꿈이었고, 글쓰기를 좋아했었기에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오지랖이 많아서 "이거 해야해~ 같이 하자!" 설득하고 작은 경차에 싣고 원없이 친구들 다니고 싶은 곳이라면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했었다. 


그 때 대학 친구 하나가 첫째를 낳고 우울해하던 나에게 "블로그 한 번 해봐" 라고 했고, 그 말이 바로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간단하게 몇 자를 적어도 되니 시댁, 남편, 친정에게 속상한 일이 생기면 더 열심히 글을 썼다. 


그리고, 남편의 돈을 쓰는 느낌에 미안하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기 시작할 때쯤 TV 드라마와 핸드폰 아이 쇼핑을 끊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글을 썼다.



#2. 블로거 중 한 사람인 "나"



어느 순간 참 뿌듯해지기도 했었다. "에이~ 언니 이거 체험받은 거야." 처음엔 그저 주위에 협찬받는 블로거들이 부러웠고 따라가기 바빴다. 여기저기 매일 매일 신청할 체험단들이 보이면 "될까? 떨어질까?" 전전긍긍해하면서 그렇게 계속 글을 썼다.


어느 순간 "내" 가 보이질 않았다. 블로거의 과정일 수 있으나 이렇게 흘러가는건 "내"가 원하던게 아니었다. 그렇게 어느 순간 체험단을 줄여갔다. 그리고 지금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글값을 꼭! 정하세요! 우리가 육아하며 집안일하며 잠을 줄여가며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 내가 힘들게 고생하고 고민할 때 함께 해주는 사람이, 같이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충분히 이해한다. 


아이가 4년동안 생기지 않았고, 꿈이었던 강의 제안을 받고 거절할 때만 해도 나는 몇 년후에 다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첫째를 낳고 단유하자마자 둘째를 임신했다. 그게 첫째 8~9개월쯤, 임테기를 보면서 부정하고 다시 확인하고 확인했던 날, 그렇게 첫째는 벌써 일곱살이 되었다. 이 막막한 터널을 어떻게 쉽게 같이 가자고 할 수 있을까?




#3. 앞이 보이진 않아도 "포기" 하지 않는다. 


나에겐 선택권도 없었다. 누군가는 워킹맘들 다 그렇게 아이 맡기고 일을 시작한다 했다. 하지만 나는 "나"였다. 장애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아픔을 겪었고, 불안한 가정 속에서 지냈기에 내 아이를 맡기고 울리면서 다른 아이를 보는 것이 나에겐 감당할 수 없었다.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블로그에 글쓰기" 뿐이었다. 포기하지 않았고, 방문자가 높은 이웃에게 그리고 사진을 잘 찍는 이웃에게 가서 물어보고 또 물어보았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된 것을 누구든 말해주었다. 누구든 어렵다 하면 들어주고 도와주려 애썼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강의 제안" 이 들어왔다. 전공이 아닌 블로그 강의로 정말 인생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느새 블로그 강의 2년차, 블로그는 6년차쯤 되었다. 많은 엄마들은 떠났고, 포기했고, 또는 유혹에 넘어가기도 했다. 물론, 성공한 엄마들도 있다. 내가 장애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함"을 가진 것처럼 블로그 숫자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처음에는 엄마들이 무슨 말이지? 블로그 강의에서 왜 심오한 얘기를 할까? 했는데 하다보니 알겠단다. 학교에서 등수가 매겨지듯 인플루언서의 등수가 주제별로 매겨진다. 각 키워드를 등록할 때마다 순위가 바뀐다. 2~3일만에 역전되기도 하고 잘 뜨던 글이 사라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내 위에 있는 사람도, 내 아래에 있는 사람도 모두 같은 "엄마" 들일 뿐인데 말이다.


호불호가 강하고, 사람들을 돕는 것이 천직인 상담사이며, 매우 솔직해서 빈말을 잘 못하는 나는 블로그 강의 시작부터 막막할 때가 많았다. 세상 전자책 홍보는 왜 그렇게 수익 인증을 해야 하고, 얼굴을 내밀고 멋진 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내용으로만 승부하면 안되나??" 했더니 세상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를 보여주지 않는데, 누가 나를 알겠으며, 내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데 누가 내 능력을 알겠는가?


그런데 "진심은 통한다. 내용으로 승부한다!" 라는건 내 블로그 마인드이기도 하고, 블로그 강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신기하게도 블로그 강의 "빛날맘" 스터디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분들 숫자는 적지만 한 번 인연이 된 분들은 대부분 서로를 응원하거나 여전히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렇게 1년이 지나서 확신했다. 내가 어그로 누군가를 끌거나 혹하게 하진 못해도 진심을 전달하는 건 자신있다고, 나는 내가 겪어보지 못하고 실험하지 않은 것은 "장담" 하지 않았고, 책임질 말을 하려 노력했다. 모두가 "엄마" 였기에 모두가 잘 되어야 한다는 그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 지난 "내" 가 혼자서 힘들었듯 누군가는 혼자서 힘들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4. 나는 이제 "나" 를 위해 "엄마" 들을 위해 글을 쓴다.



내 글들은 이제 내 가족들을 위해 나를 위해, 엄마들을 위해 쓴다. 블로그와 다양한 SNS 등을 통해 사업하면서 준비하고 알아야 할 것들을 아는대로 정리하며, 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을 위해 원고료를 받는다. 그리고 그 물건 하나 하나 "나" 를 위해 쓰기에 업체 컨택도 깐깐하게 수락한다. 


이젠 숲을 바라보고 더 멀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도 "미니홈피"처럼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20대의 "나"는 실장직을 준다며 지방으로 오라고 설득하던 대표의 말을 믿고 갔다가 결국 대표가 바뀌자 그만 두었지만 곧 40대를 앞둔 "나"는 내가 할 일과 직업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꾸준히 내 기록을 쓰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글이라면 무엇이든 쓸 것이다.



#5. 내 딸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이제 내 핸드폰 갤러리는 아이들 사진 외에 블로그에 올릴 사진들이 가득하고, 나를 알릴 사진들이 가득해졌다. 우리 아이들은 밥을 제 때 못 먹기도 하고, 항상 기다려야 하며, 엄마가 바쁠 땐 도와주기도 한다. 6, 7세 아이들에게 아직도 더 배려하고 희생해야 할 것도 같아서 마음 한 켠이 항상 울컥하지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5년을 희생했고, 이젠 엄마도 마흔을 앞두고 "꿈"을 꾸고 싶다. 


이제 일하는 엄마가 된 나는 아이들 양치도 늦게, 계절옷 챙기는 것도 늦어지기 마련이다. 내 밥은 굶어도 아이들은 챙겨주려 하지만 사람의 몸과 뇌는 하나다보니 아무리 신경을 써도 티가 난다. 하지만 냉장고 속 음식을 외우던 나는 이제 강의할 내용을 반복하며, 5년 후와 10년 후 계획을 세우고 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딸의 꿈은 "엄마가 되는 것" 이기에 나는 더 멋있어지고 싶다. 그래서 힘들어도 힘들지 않고, 지쳐도 무너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날거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여성학자로 알려진 박혜란 작가님의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을 보다가 이런 문구가 나온다. "성공하면 행복할까? 행복하면 성공인걸까?" 정답은 바로, "행복한 아이가 성공한 아이다" 라는 것, 나는 충분히 애쓰고 있고 멋진 엄마고, 그렇게 될꺼다. 그러니 지금 충분히 의미있다고 믿는다. 


모든 엄마들에게 그리고 나를 항상 응원해주는 "빛날맘" 엄마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절대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라고, 숫자에 흔들리지 말고, 죄책감 느낄 필요 없이 "아이와 함께 가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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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걸 좋아하던 소녀가 엄마가 되어 에세이에 도전해본다. 열 번째 글은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아질거라 믿으며, 또 다른 도전, 모든 것은 나에게 의미가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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