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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맘 쑥쌤 Nov 12. 2020

집에서 일하는 엄마, 남편과 대차게 싸운 날

나도 워킹맘이다!!!

오늘은 내 기분처럼 조용하게 어둡게 캠핑놀이를 해준 아이들 땡큐!

오늘은 아침부터 몸이 일어나지질 않았다. 무기력감? 우울감!! 그래 우울한 것 같다!! 남편에게 카톡으로 우울하다고 남기고는 아이들에게 시리얼을 준비해주고 티비를 틀어준 후 좀 누워있겠다고 했다.


주말 동안 여러 개의 일이 겹치고 복잡한 첫 공구까지 맡게 되어 여간 마음이 복잡한 게 아니었다. “내 마음” 만 중요한 사람이 아닌 내 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 이 상처 받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은 이럴 때 참 피곤하다. 나는 내 판매로 인해 공격받는 댓글보다 그러하게 된 이유를 파악해내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고민했다. 그리고 결국 내 “홍보”로 다른 판매자들까지 이익이 되도록 담당자분과 끊임없이 의논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판매를 시작했다.


돈이 중요했다면, 다른 방법도 많을터,
나는 행복하게 적게 버는 것을 택하련다.



2020년 후반기, 갑자기 찾아온 기회들과 이런 나의 고민에 대해 깊이 있게 남편에게 얘기하지 못했다. 간단하게는 알려주었지만 블로그•인스타그램•공구, 남편은 이 중 어느 하나도 해본 적이 없고 이해가 어려워서 분명 설명을 안 한 건 아닌데 잘 모르게 되었다. 하물며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남편은 해킹된 아이디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에휴..


공구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
싸울 각오로 덤벼도 모자란 거였어..
수십장의 사진을 찍고 사진을 잘 찍는 동생에게 몇 번을 코칭받고.. 와.. 쉬운게 없구나.. 이거 내가 잘못 시작한건가?? 수십번 생각한 날..

긴장되던 첫 공구를 오픈하는 당일 12시를 넘기기까지 고민하며 글을 쓰고 새벽에 담당자의 피드백을 받아 몇 번의 수정을 한 후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블로그 글의 순위와 인스타그램 반응을 살펴보고 다음 피드를 전략적으로 올려두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다음 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끝낸 이후 찾아왔다. 번아웃(burnout).


남편은 내가 너무 무리를 했기 때문에 우울한 것이라며 치부했다. 그러나 내 속은 좀 달랐다. 사실 주말이 오기 전부터 강의와 연수까지 겹쳐서 나도 남편도 꽤 당혹스러웠다. 난 여태 전업맘이었고 이렇게 바빠본 적이 드물기에 남편은 애 둘을 장시간 그것도 이튿을 그렇게 견디기 힘들었고, 이 놈의 코로나 때문에 오래 가있을 곳도 드문 게 문제였다!


결국 일요일 남편은 힘들다며 몸살이 났고, 난 또 눈치에 눈치를 더해 월요일이 되었다. 여자 마음은 잘 몰라도 참 한결같은 남편은 그래도 월요일 꽤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애들 케어를 해주어서 공구 오픈을 잘 끝냈는데 육퇴 하고 컴퓨터에 앉아있는 내 방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거실 봐봐 엄청 깨끗하지?!


아니.. 그것도 내가 청소를 한거라니?? 내가 치우고 치운게 그 정도인데??? 나는 누구한테 칭찬받노??..

왜.. 나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걸까.. 난 육아 5년을 누구에게 칭찬받아온 적이 있었나? 남편은 나를 지금 도와주는 건가?? 그러고 보니 요새 내가 집에서 일을 하고 수익이 조금 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 옷을 사주고 저축도 했다고 듣더니 자꾸 돕는다며 부엌을 열심히 치우고 뿌듯해하는데 왜 자꾸 치운걸 나에게 보여주려 하는지 은근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5년 동안 전업주부였고 그동안 어린 둘째를 맡기는 복직은 꿈도 못 꿨고, 남편이 자격증 시험을 위해 육아휴직을 쓸 때도 마음이 아렸다. 남편과 그때도 대차게 하고픈 말을 이해를 시켰고, 자기를 위해서만 선택한 게 아니라며 남편도 아이들 잠든 후 공부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남편과 대차게 싸우고 이해시켰다.


일하고 와서 힘든데도 애들 챙기고 치우는데 더 이상 얼마나 더 하라는 거야! 내가 고생하는데도 잘했다고도 한 마디 없이 더 하라고 하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아니- 나는 자기 힘들면 일을 더 하라는 게 아니야. 내가 하는 일이 뭔지 왜 바쁜지 묻거나 이해를 해주기를 원하는 거야. 나는 여태 육아가 괜찮아서 오늘만 짜증 낸 게 아니야. 일이 많아져서 짜증 낸 게 전부가 아니야.



둘째는 왜이리 나열을 하는지.. 난 모르겠다.. 못 본걸로 할란다..

사실 참 어렵다. 남자와 여자의 회로 자체가 틀릴터인데 어떻게 다 이해를 시킬까 싶지만 몇 개를 제시해서 우리의 싸움을 정리했다.


다음 주 아이들과 놀러 갈 곳에 대해 장소는 알려줬으니 필요한 준비물은 남편이 알아볼 것! 밥 3끼가 너무 지치니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것! 코로나로 집콕에 아이들 에너지가 주체가 안되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 필요한 생필품 중 떨어진 걸 발견하면 남편도 구매 목록에서 검색해서 구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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