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129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씻고 짐을 챙겨 숙소에서 5시 반 첫차인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를 타러 나갔다.
4시 50분에 버스 타는 곳에 도착했는데 줄은 생각보다 이미 길었다. 어제 예매를 했는데도 이 사람들 첫 차 다 탈 수 있는 것은 맞을까?라는 의심까지 들 정도였다.
사람들 참 부지런들 하다. 마추픽추를 보려는 기대감이 새벽 일찍 움직이게 한 것이 아닐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아직 시간이 남아 동행에게 잠시 이야기하고 앞 상점에 빵이 보이길래 들어갔다.
8솔로 초코랑 크림이 많이 든 대니쉬 빵을 구매해서 반은 먹고 반은 마추픽추에서 먹으려고 다시 가방에 넣었다. 맛은 꿀 맛이었다. 다행히 내 입맛에 딱인 빵이었다.
이미 달달한 것에 익숙해진 내 입은 조식으로 제공된 빵은 맛없게 느껴졌고, 한 입만 먹고 다시 그대로 봉투에 넣었다. 그 안에 든 망고주스와 바나나만 먹었다. 안 먹을 것 같은 비스킷은 동행 언니에게 줬다.
아까 의심의 생각은 할 필요가 없었다. 3번째로 온 버스에 탑승해서 구불구불한 길을 30분 오르니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해있었다. 입구에서 현지 투어가이드님을 만나 함께 입장할 수 있었다.
망지기의 집에서 마추픽추를 바라보았을 때는 구름이 껴있어서 마을이 잘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개기를 기다리다가 잠깐 맑아지는 듯싶더니 다시 흐린 구름이 껴서 조금 더 올라가 보았다.
하늘아, 구름아, 마추픽추 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줘~!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바랬다.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맑게 개인 마추픽추를 볼 수 있었다.
날씨 요정님을 만났고, '정말 내가 운이 좋구나~! 감사합니다.'
동행이 챙겨 온 무지개색 판초 옷과 귀여운 알파카 인형을 빌려서 사진을 엄청 찍었다. 언제 또 이곳을 오겠는가! 마추픽추 전경과 사진으로 추억을 담아보았다.
위에서 동행들과 사진을 다 찍고 내려가 마추픽추 안은 각자 스타일대로 둘러보기로 했다. 메인 게이트를 지나 혼자 이곳저곳을 자세히 구경했다.
대자연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 돌아다니면서 둘러보는 것 만으로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돌로 만들어진 신전도 구경하고, 초록 초록하게 관리되고 있는 곳, 그리고 풀을 뜯어먹고 라마. 그리고 마을에 서 보이는 산과 강
어떻게 이런 곳에 만들 수 있었을까? 구름에 가리면 보이지 않는 마을. 역사 유적지.
말로 글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느껴지는 그 무언가... 세계는 경이로운 것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이 세계의 사람이 적응하며 만든 많은 것들,
자연과의 조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
사람은 언젠가 죽지만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이
아직 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많은 것들.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산을 내려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리기로 했다. 돈을 내고 표를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10시 반에 마추픽추 입구에서 동행들을 다시 만나 하산을 시작했다.
돌계단의 폭이 되게 컸지만 역시 내려가는 길이기에 생각보다는 빨리 내려갈 수 있었다.
이것을 역으로 1시간 반 안에 올라 가려했으면 정말 가파르고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갈 때 12달러를 주고 버스 타길 참 잘한 일이라고, 우리끼리 이야기했다.
산길과 임도 버스길까지 지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기차역에 드디어 도착했다.
원래는 일정 상으로는 도보로 이드로일렉트리카 수력발전소 가는 것인데, 우리는 피로가 누적되어 도저히 걸어서 모이는 시간까지 도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34달러에 기차표를 구매했다.
페루는 버스표와 기차표를 살 때 꼭 여권이 있어야 했다.
기차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근처 양식집에 가서 피자를 먹었다. 몸은 피로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고 시간을 보내니 여유롭고 좋았다.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고 이드로일렉트리카 모이는 장소에 도착했다. 일정 상 2시 반에 모여 버스를 타고 쿠스코에 10시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현지 안내인이 앞에서 차를 타라고 이름을 불러줄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2시 반이 되었는데도 우리의 이름이 불리지 않아 물어보니 따로 안내도 없이 그때서야 3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봉고차 같은 것이 계속 왔는데 다른 팀을 태워 보냈고, 계속 우리 투어 일행은 차를 타지 못했다.
3시가 되어 또 물어보니 30분 뒤에 출발한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너무 화가 났다.
모기가 많은 더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짜증 나게 만들었다.
투어 업체와 전화통화 후 3시 50분이 돼서야 드디어 차에 탑승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차를 탄 것이 어디인가 하고 되뇌며 화를 삭였다.
벤이 빈자리 없이 아주 그냥 꽉 차서 더웠다. 맨 뒷자리는 심지어 창문도 없었다.
그러나 피곤한 탓에 우들틀틀 거친 길을 지나 페루 노래와 함께 잠들었다.
휴게소에서 도착하였고, 30분 시간이 있었는데 저녁을 먹었다. 치킨구이와 감자구이 5솔, 옥수수 4솔, 요거트를 따로 사서 먹었다.
화장실은 1솔을 주고 들렀다가 다시 차를 타고 쿠스코로 출발했다.
우리는 당연히 다른 외국인들처럼 머무는 곳 앞에 내려주는 줄 알았는데, 차로 10분 거리인 광장에 내려줬다. 셋다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내려 숙소에 문의하였더니 지금은 6솔을 주고 택시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밤 11시에 광장에 도착하여 택시 기사님한테 주소를 보여주고 가격 합의를 보고 드디어 쿠스코 집에 도착했다.
역시 여행은 항상 행복할 수 만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인 것 같다.
사장님은 출장 중이라 투어의 단점을 설명 못 드리고 매니저님한테 간단히 이야기하고 수건을 받고 먹는 물을 사서 내 침대로 갔다.
내일 또 나는 투어가 있어, 세탁소를 가지 못해 동행들에게 대신 같이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짐을 정리하고 샤워하고 바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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