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130
다시 이곳을 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다닌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어떻게 보면 고행이다. 엄청 빡빡한 일정이다. 내 욕심일 수 도 있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라는 여유로운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언제 또 이곳에 와보겠는가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비행기 표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은 정해져 있고, 그 일정 안에 하고 싶은 것들을 채워나간다. 이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여행자이기에 이렇게 열정적이게 후회 없이 보려고 노력하고, 역으로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호기심 많은 성향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일까? 해외에 나갔을 때는 최대한 많이 보고 경험하고 싶다.
혼자 여행을 다녔던 이유도
한편으로 이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그 누구의 간섭 없이
그냥 자유롭게 택하고 할 수 있는 것 말이다.
만약 이곳이 너무 좋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도 있고, 이제 보았으니 되었다라던가, 아쉬우니까 다시 와야지라고 마음속으로 말할 수 도 있다.
시간이 많았다면 어땠을까? 여유로웠을까? 이곳에 사는 것이라면 달랐을까? 그러나 사는 곳과 여행지는 다르니 또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여행지에서의 여유로운 마음이 들 때는 언제 인가?
잠깐의 찰나이지만 자연경관을 보았을 때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을 때
현재 지금 느껴지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어떻게 보면 여유는 생각하기 나름, 또 마음먹기 달린 것 같기도 하고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마음의 소리를 따라 경험하고 여행을 다닌 것에 감사한 일이다. 미래 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당시 머리를 끄고, 정말 마냥 웃을 수 있는,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을 했다. 어떻게 보면 도피였을까? 아니면 몸이 살려고 그 당시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일까?
어떤 것으로 이야기하든 간에 이 것이 내 삶의 여행에서 큰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했지? 대단 한데? 싶은 것들도 사실 많다. 그때였기에 가능한 것들 말이다.
몸을 너무 혹사시켜서도 안 되겠지만 이 모든 것을 해내 준 몸과 마음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다시 우만따이 호수 가는 길에 일정을 들여다보자. 3시간을 자고 일어나 새벽 4시 15분에서 30분 사이에 투어 차가 온다고 하여, 씻고 준비하고 기다리다가 차에 첫 번째로 탑승하여 1인석에 앉았다.
발목 쪽에 흡혈파리와 모기 물린 곳이 너무나 간지러웠다. 마추픽추를 보러 가는 길, 페루 잉카 트레일 2박 3일 여정 중에 흔적이다. 래프팅을 하기 전에 대기 탈 때 엄청 물린 것이다.
유심칩을 사두길 잘한 일이 일어났다. 폰의 메일 알림이 와서 확인해보니, 우유니 항공편 변경 내용이었다. 오후 비행기였는데, 저녁 8시 도착 비행기로 바뀌어 있었다. 역시 메일은 항상 확인해야 한다. 남미 비행기 스케줄이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행 도착 시간이 많이 늦어져 어두우니 우유니 공항에서 픽업 가능한 투어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남미 실시간 여행 정보는 단톡방이 최고다. 단톡방에 우유니 공항에서 픽업이 가능한 투어사를 물어보았다. 카톡으로 짧은 영어지만 문의하였고, 호다카 투어사로 차에서 폰으로 예약을 마쳤다.
2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집 한편에 식당을 하는 곳에 내려 아침을 먹었다. 스크램블과 빵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다시 1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우만따이 호수 3,850m 시작점에 도착하였다.
우만따이 호수 정상은 4,200m 정도라고 들었다. 잠을 못 자 피곤하기도 하고, 역시 오르막과 함께 고산증세가 있을 것 같아 이번에도 80 솔을 주고 말을 타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도 여자분이 이끌어주셨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단하시다.
말 위에 올라 가파른 길도 잘 오르고, 계곡 물 길도 잘 건너는 말을 보고 주위 풍경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산맥과 풍경은 너무나 좋았다. 푸르른 느낌의 초록 초록한 산과 파아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공기마저 신선했다.
저번에 말을 타고 올랐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자 마부님이 나를 태운 말과 또 다른 말을 끌고 가셨기 때문에 내가 직접 말의 가는 길을 정해줘야 했다.
올라가는 길의 방향이 아닌 다른 쪽으로 가려하는 말의 고삐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서 말의 얼굴이 올라가는 쪽 방향으로 향하게 하였다.
왜인지 혼자 말을 타는 느낌이 들어서 잘못될까 조금 걱정 됐지만 말이 내가 가리킨 방향으로 잘 올라가 줘서 고마웠다. 이 것도 특별하고 재미있던 경험이었다.
말에서 내려 가파른 오르막 길을 10분 정도 걸어 우만따이 호수에 도착했다. 말을 안 탔다면 1시간 반 정도 걸렸을 것이다.
우와아~~~~ 색이 정말 예뻤다~ 그냥 보자마자 감탄하여 입을 벌리고 멈추어 지켜보게 되었다.
에메랄드 색 , 노란색, 투명색 무슨 색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미네랄이 많아서 우만따이 호수는 저색을 띈다고 가이드님이 설명해줬다.
신기한 것은 구름이 움직일 때마다 비치는 색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었다.
하늘을 반영하는 호수가 참 아름다웠다.
산맥의 초록 푸르름도 담고 있었고,
눈이 쌓인 부분도 반영하고 있었다.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풍경을 보며 자연스럽게 멍 때리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뇌도 몸도 맑아지는 느낌이 이런 것 일까?
혼자 투어를 와서 한국인이 찍어주는 풍경이 잘 나오면서 나는 작게 나오는 사진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셀카로 추억을 남겼다. 내려가기 전에 현지 가이드님이 나의 아쉬움을 아셨는지 전신사진을 찍어주셨다.
내려오는 길의 풍경도 예뻤다. 초록초록 한 느낌이 나는 너무 좋다. 그야말로 대자연이다.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산, 뒤돌아 보면 눈이 쌓여있는 산, 구름에 덮인 산.
계곡의 물소리도 좋고, 가는 길에 만난 송아지도 귀엽고, 말이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하산하는 모습도, 말이 잔디밭 위에서 풀을 뜯어먹는 것 까지 모두 다 멋있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차를 타는 곳까지 가려 평지를 걷는데 스카이 롯지 돔이라는 캠핑장이 있었고 신기했다. 글램핑 느낌일까? 저런 곳에서 1 박하면 어떨지 궁금했다.
오후 1시 30분 우리 투어 사람들 모두 하산을 완료했다. 점심을 먹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름 운동을 하고 나서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뷔페식으로 감자, 카레, 닭고기, 밥 등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차에 몸을 실었고,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했다. 쿠스코 집까지 걸어서 숙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나의 아늑한 침대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배터리를 충전시켜놓고, 쿠스코 최강 맛집 붓두막 식당으로 한식을 먹으러 갔다. 먹으러 가는 길에 같은 숙소 사람들에게 같이 가서 여러 가지 나눠 먹자고 꼬셨다. 꼬시는 것에 성공! 가서 치즈 치킨가스, 제육쌈밥, 떡갈비와 잡채, 된장찌개, 김치찌개까지 먹고 싶은 메뉴를 많이 시켜서 맛나게 먹었다.
타지에서 먹는 한식은 왜 이리 맛있는 것 일까? 그렇다고 무조건 다 맛있는 것은 아닌데 이곳은 진짜 맛있었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서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며 구경하고, 페루 엽서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광장 야경도 너무나 멋있었다. 별을 박아놓은 듯한 불빛 그리고 달까지...
숙소 리셉션에 가서 남은 솔을 달러로 환전했다. 그리고 내일 아침 사장님 표 맛있는 감자탕을 예약했다.
그리고 페루 잉카 트레일 투어에서 늦게 버스가 와서 오래 기다린 문제를 사장님이 투어사에 대신 스페인어로 컴플레인해주셨고, 8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역시 사장님 멋지다! 최고다!
잠시 쉬다 다시 1층에 내려와 사장님과 숙소 사람들과 술 한잔씩을 했다. 화이트 와인, 레드와인, 피스코? 보드카 여러 가지 술과 초콜릿, 소시지, 바나나 등 안주들이 있었다. 마시고 먹으며 웃고 떠들었다.
이것이 여행의 또 다른 묘미 아닐까?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여행 이야기하고 수다 떠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 일 인가?
페루 잉카 트레일을 함께한 동행들과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정말 같이 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 처음 쿠스코에 와서 고산병 증세가 있었던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적응의 동물인 것인지 전 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건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일까? 행복 호르몬이 몸을 좋게 만드는 것일까?
밤 11시에 올라가서 씻고 내일 떠날 짐을 정리하고 바로 잠들었다. 내일은 6시 반에 기상해 새로운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옆 2층 침대 남자애가 새벽 4시부터 알람을 맞춰놓고 안 일어났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셨나 보다. 내가 대신 깼고, 오늘 일정이 있다고 들었기에 툭툭 쳐서 깨워줬다.
또 어떤 여행이 또 펼쳐질까?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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