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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Start Maker Feb 12. 2022

아르헨티나 엘찰텐 남미트레킹_쎄로또레전망대_파타고니아

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216

엘찰텐에서 여유롭게 트레킹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오랜만에 꿀 같은 휴식이었을까? 피곤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잠을 9시간이나 잤다. 푹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맑았다. 개운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아침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것 또한 새로웠다.


천천히 일어나 씻고 오늘 할 트레킹을 찾아보았다. 오늘 숙소의 와이파이는 끊김 없이 잘 되어 수월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직 발에 남아있는 작은 물집이 떠올랐다. 물집이 더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오늘만큼은 몸을 무리하게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곳은 다시 못 올 곳이다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탐험하기로 했다.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면 좋겠다.


산행을 하러 가기 전 간단히 소스를 발라 소시지를 먹었다. 원래도 요리에 관심이 없지만, 한참 돌아다녀야 하는 시간에는 특히나 더 간단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배낭여행을 온 해외에서는 말이다.  혼자 먹어야 하고 이동을 자주 해야 하다 보니, 재료를 사기에는 애매한 부분도 한 몫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시간이 어느새 금방 지나가버렸다. 가벼운 트레킹 짐을 싸고 오후 12시 15분쯤 쎄로또레 전망대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바로는 1시간 반 거리이니 지금 몸상태로 할 수 있다 생각하고 출발했다.



외국 산에서 벌을 만난다면?

밖으로 나와보니 날씨는 화창하고 맑은데 구름이 많았다. 오프라인 지도를 켜고 제대로 가고 있나 확인하고 혼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 인가? 올라가는 길에 벌이 윙윙 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위에 꽃이 많나 보다. 역시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큰 왕벌이 내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떠나지를 않았다. 벌한테 쏘일까 봐 겁이 났다. 큰 벌이 윙윙 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까이 있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그 순간 뇌리에 가방 안에 기피제가 있다는 것이 스쳐 지나갔다. 가방에서 살며시 꺼내 온몸과 주위에 막 뿌렸다. 다행히 외국 벌도 이 향이 싫었는지 가깝게 있다가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휴 한시름 놓았다.


멀리 떠난 벌에 감사하며, 산을 다시 오르는데 무서웠던 감정은 잠시였고, 다시 예쁜 꽃들과 초록색, 연두색 풀들 색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땅도 보고, 나무도 보고, 풀들, 꽃들도 보고 반짝반짝 다시 나에게 다가와주었다. 



어느새 금방 쎄로또레 전망대에 도착했다. 험한 코스가 아니어서 많이 힘들지 않게 올라왔다. 도착하니 역시나 맑았지만 구름이 많아 봉우리가 보이지 않았다. 나무 의자 한편에 신발을 벗고 앉아서 멍을 때렸다. 봉우리에서 구름은 계속 움직였다. 그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 바라보았다. 구름이 가고 또 다른 구름이 산 정상을 에워싸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보고 있는데 옆자리에 외국인 할아버지가 앉으셔서 말을 건네셨다.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보다 오늘 날씨가 좋다고 하셨다. 내일 날씨보다 오늘이 날씨가 더 맑다고 얘기하셨다. 지금 날씨가 맑고 밝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구름도 몽글몽글 꼭 솜사탕 같았고,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2시 반쯤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더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욕심을 낸다면 다음 일정에 무리가 갈 것 같았다. 발바닥이나 무릎 등 내 몸을 좀 더 신경써주기로 했다. 하산 길은 올라가는 길 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


내려오는 길 마르가리타 전망대에서 멀리서 보이는 폭포를 구경하면서 또 한 번 숨을 크게 내쉬었다. 광활함이 또 한 번 감탄하게 만들어주었다.



맑은 공기와 푸르른 자연을 한껏 느끼면서 내려왔다. 다행히 벌은 함께하지 않았다.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작은 마트가 보여 들어가 요거트를 샀다. 

바닐라향 요거트를 한번 먹고 난 후 계속 생각이 나서 마트에 갈 때마다 사서 먹고 있다. 취향 저격 식품인데 나에게 행복감과 든든함을 주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맛있게 먹고 충전한 후 나의 보금자리 침대로 돌아와 3-40분 정도 낮잠을 자게 되었다. 몸이 많이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짧지만 깊은 잠을 잤다. 

남미 여행 단체톡에 글을 남겼는데, 때마침 한국분이 엘찰텐에 머무르는 중이었다. 오늘도 운 좋게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오프라인 지도를 켜고, 스크린샷 찍어놓은 것도 보면서 숙소에서 나와 걸었다. 식당 간판이 보이지 않아 헤매던 중 동행 분도 같이 헤매고 있던 찰나에 만나게 되었다. 만나서 같이 식당을 찾아 나섰고 무사히 도착하게 되었다.


평점이 높아서 기대했으나 햄버거는 그냥 햄버거였다. 감자튀김이 오히려 더 맛있었다. 그래도 바나나 밀크쉐이크까지 마셔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총가격이 630페소였다. 



이 동행분은 나보다 더 활발한 느낌의 여행자였다. 처음 만난 것 같지 않은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많이 웃으며 떠들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환전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머무는 숙소가 환전을 잘해준다고 하여 따라가 60에 100달러를 환전했다.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헤어지고 나서 근처 마트에 가서 나는 또 바닐라향 요거트와 시리얼이 들어있는 요거트, 초콜릿 이랑 바나나맛 오레오와 바나나 파인애플 복숭아 맛 주스를 샀다. 간식 장보기는 신이 난다. 바닐라 요거트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 되어 계속 먹게 된다.

이제 씻고 쉬었다 잠들어야겠다.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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