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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Start Maker Aug 07. 2021

남미무지개산_페루비니쿤카_고산병과함께!

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126

남미의 무지개산이라 불리는 비니쿤카, 페루 쿠스코에서 갈 수 있는 곳인데, 이곳 또한 정상이 약 5,200m이라 마음을 먹고 가야 했다. 

자외선이 세기 때문에 선글라스는 필수이며, 정상 부근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춥기 때문에, 추위에 대비해야 하며, 체력과 정신력이 모두 필요한 곳이다. 


다양한 색을 띠고 있는 비니쿤카는 점점 색이 바뀌고, 옅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난 후에는 무지개산이라 불렸던 곳으로 바뀌겠지?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날씨 요정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고도가 높아 춥기도 하고, 날씨가 변덕스럽기 때문에, 한 쪽면이 눈으로 덮여서 알록달록한 색을 못 보고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날씨 요정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비니쿤카 투어 버스가 4시 45분쯤 픽업 온댔는데 오지 않았다. 오... 오겠지? 생각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노 프라블럼! 5시에 투어버스 기사님이 숙소로 오셨다. 후 다행이다.

나와 같은 외국인 투어객들이 차에 계속 탔고, 어느새 자리가 꽉 찼다. 


차를 타면 졸리다. 이 것은 멀미의 일종일까? 아니면 새벽이라서 잠에서 덜 깨서 일까? 피곤해서 일까? 아니면 아직 시차 적응 전이여서? 복합적 요인인 것 같다. 잠은 줄지 않고 계속 느는 것 같다.

길이 좋지 않아서, 가끔 쿵 쿵 해서 깨긴 했지만, 덜컹덜컹 거리는 차에서도 잘 잔 것 같다.

2시간을 달리고 달려, 식당에 도착했다. 음 이곳은 뭐랄까? 다시 찾아가 보세요!라고 해도 못 찾아갈 곳 같이 생긴 건물에서 식사를 했다.

외관과 다르게 안에는 뷔페식으로 준비가 돼있었고, 현지식의 닭고기 조림과 바나나 튀김은 다행히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조식이라서 그런지, 1명씩 계란 지단을 반쪽씩 다 그릇에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고양이가 식탁에 올라오더니 내 계란을 쓰윽 낚아채서 먹어버렸다!
신기하고 어이없어서 웃었다.

다행히? 그 장면을 보시고, 다시 만들어 주셔서 접시를 테이블에 두지 않았다. 또 내려놓았다가는 없어질까 봐, 빨리 후다닥 먹어버렸다.


먹고 나서 빵과 초코 라떼까지 트레킹을 하기 전에 배불리 배를 채웠다.

그래도 한국인 입맛이라서, 밥이 먹고 싶었는데 같이 오신 부부 동행분이 주먹밥 1개를 나눔 해주셔서 맛나게 먹었다.


현지 가이드님이 비니쿤카 정상은 추우니 보온 모자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셨다. 한국에서 비니를 안 챙겨 오기도 했고, 나중에 또 쓸 일이 있을 것 같아, 식당 안에 차려진 가판대에서 20 솔을 주고 빨간 비니를 구매했다.


현지 가이드님이 비니쿤카에 대해  전체를 대상으로 스페인어로 설명해주셨다. 우리 한국인 셋에게는 영어로 따로 또 설명해주셨고, 그런 후 다시 차에 올라 비니쿤카로 출발했다. 사실 한국어가 아니기에, 반만 알아듣고, 아니 중요한 말만? 알아 들었다.

도착하여, 나와 동행 사모님은 올라가는 길은 말을 타기로 결정했다. 말을 타면서 산을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산을 올라가는 길도 4000미터 이상이라 고산병 증세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소가 부족한 탓 인지 말을 탔는데도 너무나도 졸렸다. 그래도 풍경을 보면서 잠을 계속 쫓았다. 말에서 떨어짐 큰일이다.


다행히 앞에서 현지인 마부가 끌어줘서 말이 경로를 잃지 않고 잘 나아갔다. 마부가 여성분이셨는데 말을 정말 잘 컨트롤하셨다. 말이 가다가 똥도 싸고 물도 마시고 풀도 뜯어먹는데 신기했다. 언제 또 이런 걸 경험해보겠는가?


사모님 마부는 남자분이셨는데 말을 계속 뛰게 해서 허리가 아팠다고 하셨다. 나는 말이 좀 작기도 했고, 천천히 간 편이었는데 잘 만난 것 같았다. 한편으로 말도 숨을 거칠게 쉬는데, 대단하기도 미안하기도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에서 내려서 정상까지 1시간 정도를 더 올라가야 했는데, 숨이 너무 차고 머리가 아팠다. 고산증세가 오는 것이 당연했다. 4000미터 정도에서 5000미터 정도를 가니까 말이다.

말을 안 타고 걸어왔다면, 2시간 반 정도를 등산을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말을 타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정상까지 안 가고, 잠시 쉬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서만 보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기 싫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끝까지 정상까지 가보자!!!

소르체필 약을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출발하여, 10 걸음 가고 쉬기를 반복했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이 사실 바람이 너무 불고 추워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시 오기 힘든 곳인 것을 알기에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다.

그리고 당이 떨어지지 않게, 초콜릿과 사탕도 먹었다.

드디어 정상까지 올라 무지개산을 한눈에 넓게 담을 수 있었다. 
정상에 올라와 보니 알록달록 예쁘고 신기했다.
사실 무지개색을 띤 부분도 예뻤지만 그 주위를 둘러싼 풍경들도 너무나 좋았다. 탁 트인 드넓은 풍경, 눈과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살면서 언제 이런 신기한 풍경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을까?
감사하다.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바람이 갑자기 너무 세게 불어서 비니 위에 쓴 캡 모자가 날아가버렸다.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연속이다. 날아간 것은 아쉽지만 누군가 발견하고 나 대신 써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동행 사장님과 사모님을 만나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내려갔다. 내려오는 길에도 머리는 계속 아파 초콜릿도 먹고 물도 꾸준히 마셔줬다. 역시 고도가 높은 곳은 멋있지만 힘들다. 몸을 잘 챙겨야 한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 또한 너무나 예뻤다. 파란 하늘, 구름, 푸릇한 풀과 나무, 산에 쌓여 있는 눈들 그리고 풀을 뜯고 있는 알파카 같은 동물들, 머리는 아팠지만 보이는 풍경들에 감탄하며 하산할 수 있었다.

하산 도중 현지 가이드님을 만났는데 우리한테 먼저 영어로 된 컬러 책자를 꺼내 페루 문화를 소개해주었다. 사진으로 보니 감자와 옥수수의 색이 엄청 다양하고 모양도 다 달랐다. 그리고 라마와 알파카가 페루 전통 동물인데 차이점도 알려주었다. 신기했다.


라마는 목이 길고 귀가 토끼같이 머리 위에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알파카는 털이 뭔가 더 복슬복슬하게 양같이 많고 귀가 눈 옆에 달려있는 느낌이었다. 둘 다 귀엽게 생겼다.

무사히 하산하여,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여 내려, 점심 뷔페를 먹었다. 이번에도 다양하게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이 있어 맛있게 먹었다. 고산 증상에 좋다고 해서 코카 잎차도 마셨다.


맛있게 먹고 난 후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으로 다시 차로 이동했다. 이번에 앉은 차의 좌석은 좁은 자리여서 조금 불편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딥슬립 했다. 역시나 많이 피곤한 탓에? 차에서 계속 쭈욱 잤더니 광장에 도착하고 나니 머리가 하나도 안 아팠다. 역시 잠이 최고인 걸까? 그나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와서인 것일까? 둘 다 인 것으로 하자!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모자 파는 곳이 있어 구경하다가 아까 산에서 날려 보낸 것과 다른 색의 캡 모자를 40 솔에 샀다. 그리고 또 걷다가 등산복 파는 매장이 있어서 거기에서 70 솔을 주고 살짝 두꺼운 트레이닝 바지를 샀다. 우유니에 가면 춥다고 하여 입을 옷이 필요했는데 잘 되었다. 짐이 늘어나고 있는 게 흠이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합리화해본다.


내방 침대에 가서 짐을 두고 정리한 후 1층에 가서 사장님께 마추픽추 입장권을 받기 전에 튀김우동 컵라면을 저녁으로 먹었다. 여기에서 먹으니 귀한 덕일까 너무나 맛있었다. 감동적인 맛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겠지?

원래는 강아지에게 물린 적이 있어서 무서워하는 면이 있는데, 꼼마 숙소에 귀염둥이인 쎄시는 예외였다.

나에게 다가온 강아지 쎄시를 엄청 쓰다 듬어주었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향도 좋고 더 부드러웠다. 큰 덩치와 다르게 쓰다듬어 달라고 앞에와 앉는 애교쟁이다.


사진, 일상 등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로도 놀러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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