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125
새벽 4시 페루 리마 공항에 도착했다. 외국에 와서도 새벽에 계속 깨있는 일정이라니... 아직은 페루가 나를 시차 적응을 시켜줄 생각이 없나 보다.
라탐 직원분께 어제 받은 표를 보여주니 기계에서 짐 부치는 스티커를 뽑아서 내가 매고 있던 52리터 배낭 고리에 직접 붙여 주었다.
나 말고도 오버부킹이 더 있던 것이 아닐까? 오늘도 새벽인데도 짐을 부치는 줄은 길다.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었고, 짐을 쿠스코 가는 비행기에 실을 수 있었다.
오버부킹이 되어서 트래블 바우처로 라탐 60달러를 받았는데 쓸 일이 없었다. 내가 가려는 곳에 라탐 항공을 검색해봤는데, 워낙 표가 고가라 저가항공을 타는 것이 더 저렴했다.
리마 일정이 짧기도 했고, 유심칩을 못 사서 폰을 반강제적으로 못하게 되었다. 무료 공항 와이파이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없었다. 그러나 이 상황도 나쁘지 않았다.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없던 그런 시간 말이다. 폰 중독처럼 인터넷 세계에 빠져 있는 것 대신 현재 이 상황 그대로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것 말이다.
그리고 여행 계획을 짤 때 페루 일정을 길게 잡길 참 잘한 것 같다.
남미는 진짜 변수가 많아서 직접 와서
그때그때 일정을 잡는 것이
제일 최적이라는 것을 몸소 겪었다.
계획을 A TO Z 모두 완벽히 짜야
마음이 편한 분이라도,
남미 여행에서 만큼은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날려야 할 티켓들과 돈을 꼭 생각하시기를 바라본다.
오늘은 쿠스코에 꼭 잘 갈 수 있기를 속으로 기도 했다. 입국 수속을 밟는데 국내선인데도 줄이 길었다.
한번 의도치 않게 비행기를 놓치고 나니 더 마음을 졸이게 되었다. 속으로 '5시 45분까지 들어갈 수 있겠지? 2시간 반 전인데도 이러다니... 남미에서는 공항에 3시간 전에는 다 가야겠다.' 다짐했다.
다행히! 드디어 새벽 5시에 타게 될 비행기 게이트 앞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잠시 비는 시간에 1시간 무료 와이파이가 되는 것을 발견하여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 있다고 연락을 하였다.
비행기 안에서 보는 하늘은 정말 예쁘다. 사실 내가 이걸 잘 표현 못해서 그렇지 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멍 때리 좋은 풍경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 뛰는 그런 것?
굳이 내 식대로 표현해본다면 이렇다.
'구름 두 겹이 보인다.
색이 다른 구름이 두 겹이 있다.
하얀색 같기도 투명색 같기도 하다.
저 멀리 눈이 쌓인 산 도 보인다.
비행기에서 보는 하늘과 구름과 산맥은 너무나 아름답다.
파란 하늘 그리고 레고 같이 작게 보이는 도시
그리고 마을의 풍경도 일품이다.
저절로 멍 때리기게 되는 풍경들.'
어느새 자그마한 쿠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 택시 기사님이 내 한국어 이름을 적은 a4용지를 들고 계셔서 바로 타고 드디어 고대하던 한인민박 꼼마에 도착했다.
마침 도착하니 아침식사 시간이었고, 한국음식 냄새를 맡으니 꼬르륵~ 배가 소리를 냈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맛있는 냄새~사장님께 짐을 내려놓자마자 너무나 먹고 싶다고 하여, 맛있는 감자탕을 바로 자리에 앉아 해치웠다.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것인가? 밥을 2그릇이나 먹었다.
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무언가 레옹 느낌을 풍기는 모자를 쓰고 계시며, 짧은 머리를 하고 계신 멋진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투어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며칠을 머무르면 좋을지 그리고 맛있는 아침 식사까지 대화를 나눴다. 쿠스코 숙박과 아침식사, 투어 예약 관련 비용 정산을 바로 마쳤다.
내가 고른 투어는 비니쿤카와 잉카 트레일 2박 3일 그리고 우만따이 호수였다. 모두 기대되는 일정이다.
그리고 내가 머무를 방의 침대를 배정받았다. 원래는 30분만 자려했으나 많이 피곤했는지 1시간 반을 잤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었지만, claro 유심칩을 사야 했기에 시내 나갈 준비를 하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가는 길에 숙소 분들을 만나서 광장에 가신 다기에 총총 따라갔다.
먼저 쿠스코에 계셨던 분들이라, 꿀팁들을 알려주셨다. 페루 화폐 400 솔을 수수료 없이 뽑을 수 있는 ATM기기(Multi Red)가 있다니! 정말 좋은 정보였다.
날씨가 너무나 맑고 좋았다. 구름도 이쁘고 하늘도 푸르고 그냥 너무나 예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인가?
광장을 지나 룰루랄라 하늘 구경하면서 걸어서 유심칩 가게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너무 어지러워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고산병이 온 것이다.
고도 3000m가 넘는 약 3,400m 인 쿠스코인 것을 잊고 있었다.
숨을 가쁘게 쉬면서 주저앉은 것을 현지분이 보시고, 내 손을 펼치시더니 알코올을 뿌려주셨다.
코에 가져다 대라고 몸짓으로 알려 주셨다.
고소 증상으로 정신이 없었는데, 가져다 대니 뭔가 코가 뻥 뚫리는 기분과 함께 기침을 하게 되었다. 고소 증상이 그나마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힘들게 말을 내뱉었는데.. "워터, 워터"라고 해도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아 "아쿠아, 아구아" 했더니 가게 사장님께서 물을 사다 주셨다.
가방 안에 소르체필을 넣어 놓은 것이 있어서 꺼내 약 한 알과 물 한 병을 다 마셨고, 사장님이 감사하게도 의자를 가져다주셨고 앉아 쉴 수 있었다.
이제 숨이 잘 쉬어지고, 원래 상태로 돌아온 것 같아 의자에서 일어나 사장님께 유심칩 5일 300메가짜리를 구매하였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다.
투어를 위해 트레이닝 바지를 사러 산페드로 시장으로 갔다.
거기는 판초와 잠옷 바지 각종 기념품 과일 음료수 음식 식당이 즐비했다. 그러나 그 시장에는 원하는 바지가 보이지 않아 그냥 구경만 하고 숙소로 향했다.
광장에 있는 파타고니아 매장에 들렀는데 바지는 얇은데 10만 원이 넘었다. 30프로 세일을 하는데도 비싸서 포기했다.
그래서 투어 전에 바지를 못 사나 했는데, 가는 길에 등산옷 파는 곳을 발견해서 들어갔다. 운동복 바지와, 빛을 가릴 용도로 모자를 저렴하게 샀다.
숙소에 도착하여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3층에 여자 2분이 계시길래 들어가 소파에 앉아 폭풍 여행 수다를 떨었다. 방금 전에 고산병 걸렸던 사람이 맞는지, 그거와 상관없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로 빵빵 터지며 웃음꽃을 피웠다.
나는 다시 내 침대로 올라갔고, 도착 하자마자 잠에 들어버렸다. 잠에서 깨 밖으로 나와 보니 아까 본 분들이 계셨다.
한분이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셔서 사장님이 알려주셨던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버거앤비어스 알파카 버거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렇게 하여 1층으로 내려갔고, 어쩌다 보니 3층 2분과 4층 2분과 나 그리고 꼼마 사장님과 같이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사장님 있으니 든든했다. 쫄쫄 쫄 따라가서 알파카 미디엄 패티로 깨 빵 그리고 베이컨 추가로 맛있게 냠냠하고 콜라까지 클리어했다.
맛은 알파카 고기라고 이야기 안 하면 모를 그냥 일반 소고기 햄버거 맛이었다.
세트 메뉴였는데 감자튀김은 배불러서 남긴 것을 포장하여 가져 왔다.
사장님이 민박집 스텝을 뽑는다고 이야기하셨는데, 한 친구가 계속 웃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무래도 고산병인 것 같다고 했다.
웃을 이야기가 아닌데 계속 웃는 게 이상하다고, 내가 겪어봐서 안다고 말이다. 어떻든 웃다 보니, 재밌게 저녁식사를 잘 마쳤다.
그리고 다 함께 전망대로 가서 야경을 보고 숙소에 도착했다.
많이 먹었는지, 배가 안 꺼져 3층 언니와 한 바퀴 더 산책하고 숙소로 들어왔다.
관광지라 그런 것일까? 밤인데도 참 위험하지 않은 동네 같았다.
밤 분위기마저 좋은 쿠스코, 고도가 높은 것 빼고는 참 매력적인 도시 같다.
돌고 와서 다시 4층으로 올라왔는데, 이야기하고 계시길래, 소파에 앉아 맥주 한잔을 얻어 마시고 또 한 번 폭풍 수다를 떨었다.
이제 정말 자야 할 시간이다. 왜냐하면 내일 투어를 위해 새벽 3시 45분에 다시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씻고 나서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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