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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반하별 Feb 21. 2024

영국에서 배달시켜 먹는 중국 음식, 이게 좀 다릅니다.

홍콩식 중국음식에 카레, 영국식 감자칩도 곁들여 즐길 수 있어요.

“오늘 금요일인데 오래간만에 우리 중국 배달음식 시켜 먹을까?”

집밥만 먹던 가족들이 배달음식 이야기를 하니 다들 신이 났다.


“뭐 먹을래?”

“엄마, 나는 치킨카레랑 감자칩스 라지 사이즈.”

“ 음~ 나는 탕수육 비슷한 스위트 사워포크랑 생선튀김 먹을래요.”


'엥? 카레? 감자칩?'

분명 중국식 배달음식점에서 주문할 메뉴들인데 다분히 영국음식스러워 재미있다. 한국이었다면 짜장면, 탕수육이었을 텐데 말이다.


영국 현지 중국 배달 음식점들은 중국 음식뿐만 아니라 영국인들 입맛에 익숙한  카레나 영국식 피시 앤 칩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중국식 볶음 소스와 카레 소스를 같이 두고 볶음밥이나 감자튀김을 찍어 먹으면 양도 많고 무엇보다 맛있다. 튀신 음식에 달고 걸쭉한 소스를 얹어 먹다 보니 중국 재달음 식은 열량이 높고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국인들에게 익숙한 그 튀김의 고소함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시부모님과 함께 중국 배달음식을 주문한 적이 있다.  ‘어떻게 중국집 감자칩이 전통 피시 앤 칩스 집보다 더 맛있게 튀겨졌다’  웃으며 즐겼던 기억이 난다.  


최근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 순위를 조사한 기사를 봤다. 압도적인 1위는 이탈리아 음식이었고, 2위는 중식, 3위는 일식, 4위는 태국식이었다. 상위 5위 안에 아시아 음식이 3가지나 포함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 2위에 링크될 정도로 현지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중식이다.




지난주 런던 차이나타운에 방문했다. 구정 맞이 후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자,  다시 거리 곳곳에서 들뜨는 기운을 느낀다. 거리는 온통 홍등으로 장식되어 있고, 북경오리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음식점들을 보니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중국 음식을 먹고 싶다.


탱탱한 새우 딤섬을 식전 음식을 먹는다.  청경채로 예쁘게 장식된 고기볶음에 해물 볶음 국수 그리고 중국식 해산물탕까지 시켜서는 칭다오 맥주와 함께 배불리 먹는다. 좋은 중국음식은 먹고 나서도 기름진 느낌 없이 깔끔하다.


계산서에 적힌 금액은 애써 무시해 본다. 런던 한복판에서 즐기는 중국 전통 음식은 그 특별한 경험만큼이나 가격도 비싸기 마련이다.




점심 잘 먹고 런던 차이나타운 길을 나서다가 딸과 함께 한국에서 먹던 짜장면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 우리 집에는 단골 중국 배달음식점이 있었다. 주문 전화를 하면 “이거 이거 시킬 거지?” 사장님이 알아주시는 정도였다. 남편은 짜장면, 나는 해물짬뽕. 우동 한 그릇 시켜 두 아기들이 나눠먹도록 한다. 탕수육 중(中) 자를 주문해서는 ‘부먹이네, 찍먹이네’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며 먹었다. 배달해 주시는 주인아저씨가 “이건 아이들 주라고”하시면서 챙겨주신 군만두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아는 그리고 그리워하는 짜장면은 중국인이 보면 대한민국 현지화된 음식이다.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그 문화를 내 눈높이에 맞게 즐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주문한 지 30분이 지나 배달기사님이 우리 집 벨을 울린다. 가족들이 모여 주문한 중국 배달음식 포장을 풀어 식사 테이블에 차려보니 한 상 그득하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중국식 볶음밥에 탕수육 그리고  인도 카레 소스를 소분해서 접시에 담는다. 바삭하게 튀겨진 영국식 감자칩를 한 움큼 집어 함께 접시에 담아 든다.


칼로리는 잠시 잊는다.

바야흐로 행복한 주말의 시작, 한 주간의 피로를 말끔하게 날려주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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