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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영 Aug 23. 2022

MZ세대라서 그렇다고?

직장생활 돌아보기, 퇴사 소감문 07

  신문과 뉴스에서는 언제부턴가 사람들을 연령대에 따라 또는 태어난 시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고 그 집단의 특성을 주요한 콘텐츠로 다루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같이 쓰는 세대 용어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용어가 있다. X세대는 미국에서 만들어져 널리 퍼진 세대 명칭이지만 MZ세대라는 명칭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다.


요즘 직장은 주로 X세대와 MZ세대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먼저 사회적으로 알려진 세대는 X세대가 아닐까 싶다. 그 전에도 베이비붐 세대라는 용어가 있었지만 임팩트가 있진 않았다. 기성세대와의 다름을 주장하며 개성을 강조하던 새로운 20대의 등장한 X세대는 사회적 충격이 컸다. '압구정 오렌지족'도 90년대 X세대 문화의 대표하는 용어 중 하나다. 그때의 X세대가 이제 50대가 되었다. 직장에서는 이제 부장, 본부장, 임원 급이다. 


  통상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뜻하는 X세대와 달리 최근 모두가 말하는 MZ세대는 포괄하는 범위가 넓다. 출처마다 다르지만 1980~2012년생까지를 MZ세대로 보는 경우도 있다. 아빠와 딸이 같은 세대로 묶이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MZ 세대라는 용어 자체가 2개 세대를 묶어서 함께 부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MZ세대 중 늙은이(?)들인 M, 즉 밀레니얼 세대는 한 때 88만 원 세대, 3포 세대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Z세대는 디지털 원어민으로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SNS에 친숙한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에서 중간관리자 등 허리를 이루고 있고, Z세대는 사원~대리 층을 구성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세대 구분 필요할까? (Photo by Tim Gouw on Unsplash)


  직장에서 세대 구분이 필요할까?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하는 회사(경영진) 입장에서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른 만큼 회사의 시스템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를 적절히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회사의 가치 성장과 직결된다. 세대별 특성은 교육 프로그램 설계나 역량 강화 프로그램 기획 등에 반영할 수 있다. 직원과의 소통 방식도 각 세대가 선호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으며, 사내 복지 프로그램 기획에도 세대 특징을 반영할 수 있다. 집단으로서 세대 간의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조직문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주시해야 한다. 사전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 등을 기획해서 운영하면 더 좋다.


  하지만 직장인 개인의 입장에서는 괜히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을 세대에 따라 나눌 필요는 없다. 


  직장에서 선배와 후배 직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이를 세대 갈등으로 비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게 과연 세대 갈등일까? 내가 본 MZ세대 직원들은 '어떤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함께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들은 조직의 발전을 생각하며 자신이 맡은 일은 확실히 책임지는 훌륭한 직원들이었다. 업무 역량이 뛰어나고 일 욕심을 가진 친구들도 많았다. 조금의 차이라면 전반적으로 원칙과 공정을 조금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특성과 차이는 사람마다 달랐다. 집단의 차이와 개인의 차이는 구분되어야 한다. 선배와 후배 직원 간 갈등이 있다면 그건 세대 문제가 아니라 개인 간의 문제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좋은 팀을 이루는 게 직장 생활이다.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요즘 젊은 애들한테는 무서워서 일을 못 시키겠어'

  '요즘 애들은 애사심도 없고, 자기 업무에 책임감도 없다니까.'


  매번 이렇게 투덜거리면서 요즘 신입직원, 그러니까 MZ세대 때문에 일 못하겠다는 동료 팀장이 있었다. 본인도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자신만의 개성을 부르짖으며 선배들 말은 하나도 안 듣던 X세대이면서 말이다. 


  퇴사를 한 마당이지만 지금이라도 그 팀장님께 한 말씀드리야겠다.



  '팀장님. MZ세대라서 그렇다고요? 아니에요. 우린 신입 때 실수 안 했어요? 회사에 불만 없었어요? 아니잖아요. 잘 다독거리면서 함께 가세요. 우리 선배들처럼요. 그러시면 됩니다!!'




(표지 Photo by Jana Sabeth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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