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44. 이릉대전
서기 222년
유비의 군대는 동오 깊숙이 진격했다.
초반 전투는 촉군이 유리했다.
동오의 장수 손환은 밀리고 있었다.
오나라 조정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 손권은 한 인물을 떠올렸다.
육손. 젊은 장수였다.
손권은 그를 총사령관에 임명했다.
촉군 진영에 소식이 전해졌고
유비는 그 결정을 비웃었다.
"육손이라…젖비린내 나는 아이로구나."
평생 전장을 누빈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양군은 마주했다.
육손의 명령은 단 하나였다.
"절대 촉군과 싸우지 마라."
동오의 노장들은 분노했다.
전쟁은 기세인데,
육손이 비겁하게만
보였기 때문이다.
육손은 칼을 뽑았다.
"명을 어기는 자는 누구라도 베겠다."
대치가 길어지면서,
시간이 흐르고 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촉군은 무더위에 지쳐갔다.
유비는 전군을 이동시켰다.
산과 숲을 따라 길게 이어진 진영.
수십만 대군이
숲 속에 철옹성처럼 자리 잡았다.
이 소식이 촉으로 전해졌다.
제갈량이 격노했다.
"누가 이런 진을 주상께 건의했는가!"
한편 육손은 웃고 있었다.
그가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대치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촉군을 지치게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숲으로 이동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육손의 지시에 따라서
동오군의 화공이 시작됐다.
불길은 숲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촉군의 진영은
거대한 불바다가 되었다.
수십만 군대가
불길 속에서 무너졌다.
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유비는 가까스로 탈출했다.
사마가를 비롯해
많은 장수들이 그 전투에서 전사했다.
패배한 유비는
백제성으로 물러났다.
유비의 복수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전투에서
한 명의 새로운 인물이
세상에 이름을 남겼다.
육손. 그는 주유에 버금가는 전략가였다.
그리고 그를 발탁한 리더가 있었다.
다름 아닌 '수성의 제왕'인 손권이다.
■ 저자의 해석
이 전투는 하나의 질문으로 설명된다.
감정과 전략.
그중 어느 쪽이었는가.
유비의 출정은
감정에서 시작된 전쟁이었다.
육손의 전쟁은
시간을 계산한 전략이었다.
결과는 굉장히 명확했다.
전쟁이나 맞대결에서
감정은 기세를 만들지만
전략은 결과를 만든다.
그리고 이 전투의 진짜 승자는
전장을 이끌어 대승을 거둔
젊은 인재가 아니라
그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한
리더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장수인 육손을 믿고
전권을 맡긴 손권.
그 선택이 전쟁의 결과를 바꾸었다.
■ Self Question
감정이 강하게 작용하는 순간,
리더가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① 지금의 분노가 전략을 바꾸고 있는지
② 조직이 감정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지
③ 이 결정이 장기 목표와 맞는지
④ 주변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들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