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도쿄 시부야의 한 호스텔에서 레터를 쓰고 있습니다. 스얼의 다섯 번째 재팬부트캠프(어쩌다 보니 제게는 벌써 세 번째)가 바로 내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재팬부트캠프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우리 스타트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2박 3일간의 프로그램입니다. 10개의 스타트업이 스얼과 함께 직접 도쿄로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기회를 찾고 일본 시장에 대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재팬부트캠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는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정성이 모여 완성됩니다. 그래서 매년 재팬부트캠프를 준비하면서 "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걸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올해도 여전히 그랬습니다. 특히 현지 실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인지라 늘 부족한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번의 재팬부트캠프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은 함께 가는 스타트업과 스얼 식구들을 비롯 일본에 계시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이해,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직 올해의 재팬부트캠프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다 끝난 것처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레터가 마무리한 프로그램에 대한 작은 소회가 아니라 올해도 잘해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라 그렇습니다.
저는 스얼에서 이벤트를 앞두었을 때 머릿속으로 그 날 하루에 일어날 일들을 그림 그리듯, 영화를 보듯 쭉 떠올려보는데요. 큰 행사일수록 꽤 자주 이 행동을 반복하는데 놓친 것을 깨닫고 준비하던 것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내일은 몇 시에 일어나서 이걸 꼭 챙겨서 나가고 어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누구를 만나야지, 누구를 만날 때 이걸 체크해봐야 되니까 미리 준비해 가자. 몇 시까지는 세팅을 마치고 적어도 이 시간에는 이걸 시작하자' 하면서 전체 일정에 대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변수들을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이죠. 그걸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준비든, 마음의 준비든지 간에 그걸 먼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일이 닥쳤을 때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여전히 저는 재팬부트캠프의 첫날 일정부터 차근차근 머릿속에 떠올려봅니다. 1시까지 시부야 Plug&Play에 가서 통역사를 만나야 되니까 오늘 다시 한번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는 게 좋겠고, 같이 준비를 도와주는 Plug&Play 분들께도 연락을 한 번 해야겠네요. 아참, 오늘 또는 내일 도착하는 올해의 재팬부트캠프 참가 스타트업에게 도쿄까지 조심히 오시라는 메시지도 보내봐야겠습니다.
걱정반, 설렘반의 2018 재팬부트캠프가 곧 시작됩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다짐도 썼으니 올해도 준비한 것들 잘 해내고 돌아가겠습니다. 재팬부트캠프 후기와 준비에 대한 뒷 이야기는 또 시간 내어서 들려드릴게요!
다음 주는 추석 연휴로 스얼레터는 한 주 쉬어갑니다. 스얼레터 구독자 여러분, 모두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재팬부트캠프가 다 끝난 목요일 밤을 기다리며 나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