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부터 3개월간, 총 25회의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운영했습니다. 단순하게 계산해보아도 주2회 박람회를 했다는 의미 입니다. 참 재미있던 시간이었어요.
생활권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박람회였고, 일자리를 직접 소개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이분들에게 정보는 늘 부족했고,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신청서를 받아보며, 일자리 지원의 흐름이 어디서 멈추는지를 더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박람회에는 직업 체험, 이미지메이킹, 상담 프로그램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정보만 주는 구조가 아니라,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였고요. 참석한 자리에서 이력서 까지 쓸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습니다.
이번 기회로 2,000명 정도는 만난 것 같습니다. 한 분 한 분을 만나다 보니 지금 중장년 재취업 시장의 흐름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박람회를 비롯해 재취업 현장을 계속 경험하다 보니, 이 시장은 약점을 보완하려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기술 교육, 전직 교육, 기업 연계 일자리처럼 제도 안에서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는 구조가 많았고요.
그런데 저는 이 방식이 모든 답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강점을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설계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보유한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부터 함께 살펴보는 게, 더 현실적인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영업 경험이 풍부한 분들, 고객 응대가 몸에 밴 분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주입하는 것보다, 지금도 잘할 수 있는 일에서 역량을 더 선명하게 살려주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핍’보다 ‘보유’에 주목해야 방향이 보였습니다.
중장년이라는 단어에는 어느 순간부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된 것 같습니다. 중장년, 노인, 시니어 이런 키워드로 표현되는 인식들이요. 그래서인지 정책 설계도 종종 ‘대상자’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앞으로는 ‘무엇을 해줄까’보다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실행자가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장년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고 싶으신 법인 몇군데에 자문이라는 명분하에 도움을 드리기도 했구요. 구조개선으로, 교육으로, 인식 개선 캠페인 으로 풀어보고 싶은 과제들이 참 많습니다.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고 있는 법인과 취미여가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법인들에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눈 앞에는 중장년 인식 개선 정책 캠페인이 있습니다. 심사중이고 꼭 낙찰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보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를 중심에 둬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의 현장이 단지 ‘프로그램’으로만 기억되지 않고, 진짜 변화의 계기로 남기를 바랍니다.
이런 좋은 경험으로 소회를 남길 수 있던 것은 그동안의 쌓아왔던 채용, 교육, 콘텐츠 경험이 도움이 되었고 중장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현장에서 몸소 느낄 수 있던 덕분 입니다. 앞으로는 재취업과 창업시장을 새롭게 바라보고 개선해나가는 일에 집중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