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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Jun 09. 2023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보내주는 사람

수제쿠키 세트를 받은 날

그림으로 인연이 된 지인분이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카드에 손글씨를 써 친구들에게 보내는 걸 좋아하는 언니인데  

재작년쯤  내가 올린 수제크리스마스 카드가 너무 예쁘다고 주문을 하며 알게 된 사이이다.

그다음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 나는 수제카드를 선물로 보내 주었고 언니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보내주었다.  

자주 연락하진 못해도

나는 언니 부부의 사진을 그려서 보내주기도 하고,

언니는 가끔 먹어보고 맛있었던 초콜릿을 종류별로 보내주기도 했다.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다가 넘 말이 많아지는 듯하면 ,

“내가 너무 introvert attack 했나?! “

라고 말해주며 개복치 같은 내 감정을 살펴주었다.


언니가 한국에 다녀왔다고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미국에서 오랜 노력 끝에 값진 재활치료사 자격증을 따고 휴식차 다녀온 것이었다.

다녀온 기념으로  수제쿠키세트를 보냈다고 했다.


 사실 요즘  연락을 못했었고 서로 집이 멀어 한 번도 직접 만나본적이 없었기에  내 거까진 안 챙겨줘도 되는 부분인데도 소포로 온 쿠키를 보니

언니가 나와의 인연을 참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구나 란 맘이 들어 고마웠다.

쿠키는 초콜릿, 녹차, 레몬, 얼그레이 맛이었는데  수제라 그런지 더 재료의 맛과 향이 살아 있어 참 맛있게 먹었다.

 

  예전  데이케어에서  일을 했을 때    원장님의 딸이  

만나 본 적 없는 나에게 한 번씩 손글씨로 꽉 채워진 카드를 보내주던 게 생각났다. 엄마와 함께 열심히 아이들을 케어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그때도 글씨에서 마음을 써주는 진심이 느껴져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었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은 아무 날도 아닌데  작은 선물을 보내오는 사람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평상시에도  나를  생각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일 거다.  

어리게도 난 주로 챙김을 받고 나서야 보답한 적이 더 많은 거 같다. 받은 후에야 챙겨주는 사람이 아닌 먼저 알고 챙겨주는 사람이 되는 게 정말 쉬운 게 아니다.

그만큼 마음의 공간이 큰사람일 테지. 나는 아직 멀었지만..

우선,

언니의 자격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늦었지만 나도 작은 선물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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