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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 기쁨

by stay cozy

한국에 살던 시절 한 지인이 있었다.

그는 잠을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만치 이상하게 잠이 많았고

남들 보기엔 게으르고 이룬 것 하나 없어 보이던 사람이었다.

서른 중반이 되던 해 그는 갑자기 가구 만드는 일을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비웃었다. 뭐 얼마나 할 수 있겠냐며, 돈만 버리고 말겠지 하고.

그러나 그는 묵묵히 가구 만드는 법을 배웠고 가구 공방을 차렸고 점점실력을 길러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젠 자기만의 가구를 만들고 있다. 나무를 만지고 다듬을 때 그의 모습에선 예전 게으르고 무기력했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일을 할 때 반짝이는 눈빛과 잔잔한 미소에서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나 진짜 자신으로 돌아온 사람처럼.


우리 엄마는 한국에 사실적엔

줄곧 영업직을 하셨다.

그 후 미국에 오신 후 현재

일주일 중 6일을 라인댄스 강사로써

바쁘고 즐겁게 살아가신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신 건 알았지만

울 엄마가 이렇게 많은 팀원들을 이끌며 수업을 하고

매년 각종 한인 행사무대에 오르게 될 줄 딸인 나도 전혀 몰랐다.

라인댄스를 봉사활동으로 처음 접하셨던 엄마가

이제 천직처럼 자리매김을 하시게 될 줄

엄마는 알고 계셨을까?


달리기에 큰 관심이 없던 내가

러닝을 하게 된 건 약 2년 전,

단순히 살을 빼볼까 하는 맘에 억지로 터덜터덜 달려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땐 내가 매일같이 좋아서 달리게 될 줄 몰랐다. 이제 내게 아침러닝은 동적 명상이고 테라피고 매일 이루는 작은 성취감이다.


일 년 전부터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써보기 시작했고

어느새 100개가 넘는 글을 발행했다.

그동안 책을보며 좋아하는 문장을 모으는 습관이 생겼고 자주 쓰고 있는 주제인 일상 속 행복에 대해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잘 못써도 일단 쓰고 싶을 땐 써나가다 보니 망설임은 줄고 실행에 옮기는 힘은 좀더 길러진듯 하다.



내 안의 숨은 재능들을 발견해 가는 데엔

순수한 호기심, 작은 시도와 작은 목표 같은 것이

필요한 듯하다.

잠깐 해보고 말면 어떤가.

관심이 가는 일이라면 일단 시도해 보고 배워가며 이일로 내 맘이 기쁘고 행복해지는지 실험해 보는 거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도 몰랐고 남도 몰랐던

내 안의 능력을 발견해 가는 설렘이 차곡차곡

쌓여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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