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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Jul 14. 2023

매일 같이 해야  맘이 편한 것들

작은 루틴이 주는 만족감


매일 같이 해야 잘 때 맘이 편한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묻는다면

일단 지금 떠오르는 세 가지가 있다.

30분 조깅, 영어공부, 그리고 앞마당 꽃잎 치우기가 있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닌 30분 동안의 조깅이지만 조깅을 하면 부기가 빠지는 게 느껴진 이후로 1년 전부터 나름 꾸준히 뛰는 중이다.

붓기가 조금씩 쌓이면 나중에 살이 된다.

한 번에 살을 빼는 건 힘들기에 매일 조금씩 붓기와 살을 빼준다는 맘으로 달린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고칼로리 음식을 먹더라도 더 맘이 편안하다.

 영어공부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 맘이 편하다. 

영어 수업이 있을 때는 의무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방학중엔  스스로 공부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책상 앞에 앉기부터 해야 한다.

혼자 공부하는 날엔  주로 나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의 영어 블로그를 찾아 문장과 단어들을 공부한다.

'내향인의 장점', ' 혼자만의 시간을 잘 충전하는 법', '집에서 하는 셀프케어 5가지'같은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글들로.

 한두 단어라도 공부를 하는 것과 안 하는 날의 차이는 크다. 미국에 사는 이상 영어는 생존과도 연결이 되는 부분이기에 자기 전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상에 앉아보려 한다.


세 번째는 마당 꽃잎 치우 기다.

이건 최근 마당에 잔디를 깔고 나서 생긴 루틴이다.

잔디를 깔기 전까진 인식하지 못했다. 이웃집 나무가 꽃나무란 걸.

이웃집 나무는 지금이 개화기인지  자잘한 노란 꽃잎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보기에 참 예뻤다. 문제는 바람이 우리 집 쪽으로 불면서 떨어지는 꽃잎이 우리 집 잔디에 박히기 시작했다.

꽃은 예쁘지만 잔디에 박히는건 싫어


꽃잎이 얇고 작아서 매일 안치우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엔 잔디밭이 엄청 지저분해 질게 뻔했다.

예민한 나의 성격에 지저분해지는 잔디를 보고 싶진 않았기에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 보며 꽃잎이 우리 집 잔디로 떨어지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매일 주워서 청소하기로..!

바스라져서 하나씩 주워야 하는 현실


우선 꽃잎이 작아서 빗자루로 쓸면 바스러져서 더 잔디사이사이로 박혀 들어갔다. 결국 손으로 줍는 게 제일 깔끔했다.

첨엔  이 한여름 날씨에 꽃잎 줍는 게 너무 힘들어서 어두운 밤에 몰래 꽃가지를 잘라버릴까란 무시무시(?)한 상상도 했지만 엄연한 옆집소유의  나무를 훼손하는 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괜스레 이웃집을 원망하는 맘이 들기도 했다. 사실 시공사에서 심은 나무라 그들은 잘못이 없는데도 말이다.


어쩌겠는가! 초록 잔디의 모습을 보존하고 싶은 사람이 치울 수밖에!

그래서 요즘 매일 잔디 위에서 이삭 줍듯 말라 떨어진 꽃잎들을 줍고 있다.

옆집에서 매일같이 꽃잎을 줍는 날 보며 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이제 조금 더 줍는 기술이 빨라진 듯하고  저녁에 그늘이 드는  좀 시원한 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하니 나름 할만해졌다.

하! 드디어 다치웠다! 내일 또 그만큼 떨어지겠지 하하


줍기 전엔 이걸 언제 다 치우나 생각하지만 다 줍고 나면 나름 오늘 내가 할 일을 마친 거 같은 뿌듯함이 있다.

내일 또 오늘만큼 꽃잎은 떨어져 있겠지만 내일 또 주우면 된다. 날이 추워져서 꽃이 줄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하하하


귀찮다고 매일매일 하지 않아서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쌓여

어디서부터 손을 데야 될지 몰라

막막해하지 않기 위해 ,

난 오늘도 소소하게나마 조깅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마당에  떨어진 꽃잎들과 낙엽을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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