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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의 색으로 가득 채운 : 필원스테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글ㆍ사진 ㅣ 고서우



색색의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함덕. 그곳에 휴양지의 색을 가득 채워 담은 '필원스테이'가 있다. 봄기운이 완연했던 4월의 날 카메라를 메고 이 길을 걷다 보면 이마에 땀이 맺힐까 싶었지만, 맞바람으로 불어오는 봄바람이 얼굴을 식혀주기에 좋았다. 골목 한 쪽 누군가 담벼락에 짙게 칠해놓은 페인트가 눈에 띄었고 그대로 들어서니 필원스테이의 대문이 보였다.



우리가 머무른 곳은 필원스테이의 '원(One)'이었다. 좌측으로 '필(Feel)'의 문을 스쳐 지나가면 그곳이다.

첫인상의 '원(One)'은 그야말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앞서 사진으로 이곳의 색을 익히고 왔지만 실물로 마주하니 분명 감동할 만한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넓은 온수풀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의 동쪽 바닷가를 그대로 닮아있는 에메랄드빛 온수풀은 수도없이 바뀔 사계절의 그 어느 때라도 휴양지의 모습을 간직한 채 게스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어서 온수풀의 맞은편으로는 핀란드 사우나가 자리해 있다. 풀과 사우나 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나기란 쉽지 않기에 기대로 부푼 마음은 어서 해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바깥 풍경에 벌써 마음을 오래 쏟았다. 안으로 들어가 보기도 전에 걸음을 멈추게 만들던 풍경에서 애써 눈을 떼며 바닥에 급하게 내려놓았던 짐을 들었다. 숙소 안으로 들어가는 친구의 뒷모습이 마치 여행지에서 만난 설렘과 닮아있었다.



우리는 숙소 내부의 색을 보고 다시 한번 처음과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머릿속으로는 '좋다' 혹은 '예쁘다'라는 식상한 말 따위 외에 더 얹어볼 만한 말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분명 처음 마주한 곳이었으나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포근함이 느껴진다. 이 아름답고 좋은 공간은 우리 각자의 발걸음을 여러 갈래로 찢어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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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이 나는 주방 한 켠과 소파 자리 그 아래 다리를 뻗고 앉아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오래도록 눈에 담았다. 다시 뒤를 돌아보면 아치형 게이트의 곡선 사이로 포근한 색감을 내놓는 침실이 있었다. 가운데로는 이 공간 안에 공평하게 울려 퍼질 위치를 생각한 듯 스피커가 보인다.



이렇듯 단차로 분리된 공간을 드나들며 각자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하나씩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어진 듯 확실한 분리. 특히 공간을 넘나드는 통로마다 배치되어 있던 아치형 구조는 시각적 재미에 부드러움과 유연함까지 느낄 수 있었던 요소로 무척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침실에 모여 폴딩도어를 시원하게 젖혔다. 문 앞에 고여있던 바람이 안으로 밀려 들어오며 시원함을 체감하게 하고 발 아래 잔잔히 물결치는 온수풀 역시 맑은 색을 드러낸다. 다시금 마주한 풍경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침대에 엎드려 시간을 마냥 보내고 싶게 만드는 온도와 주변의 분위기. 몸과 마음이 점차 나른해졌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밥을 먹으니 해는 져 있었다. 그사이 온수 풀은 짙은 어둠 아래에서 더 진하게 색칠돼 있었고 침실 쪽에서 바라다 보이는 사우나 쪽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빨리 놀자!" 남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발이라도 담가 첨벙거리고 싶었다.



가슴에 품고 있던 풍선에 바람이 드는 것 같은 들뜸. 이런 게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인 것 같았다. 해가 갈수록, '재밌게 논다'는 행동이 낯설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심을 잃어간다'라고 하는 걸까 싶었는데 그것은 이렇게 찾으면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는 마음이었다. 



'필원스테이' 나는 오랜만에 여기서 그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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