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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늑한 낭만 : 동동스테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초록빛 잔디밭에서

노을빛 하늘을 감상하며


글ㆍ사진 ㅣ 고서우



다른 때와는 달리, 차분함보다는 즐거움으로 발걸음마저 가볍게 느껴지는 복장을 갖추고 싶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동동스테이'. 통통 튀게 느껴지는 이름이 어쩌다 지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이곳에 거의 다다르자 알 수 있었다.



"행정지명이 '구좌읍 하도리 동동'이구나? 귀엽다!"

동동스테이에 다다르니 귀여운 고양이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어디선가 나타나 옆에 찰싹 붙어온다. 아주 기분 좋은 첫인상이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짐을 빠르게 풀어야만 했다. 얼른 나가서 고양이 등허리를 쓰다듬고 싶은 마음이었다.



짐을 풀기 위해 내부로 들어서자, 공간 전체에서 편안함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여행 중 만난 낯선 숙소에서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무척 중요하고 또한 좋은 일이었다. 특히 낯선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밤새 뒤척이며 잠에 들지 못하기에, 동동스테이의 편안한 분위기가 만족스러웠다. 



초록빛으로 가득 찬 마당 그리고 마당을 볼 수 있는 구조의 거실과 아늑한 침실, 여행지에서 편지 한 통 남기고 싶은 마음을 주는 서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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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숙소를 살펴보다 해가 지기 전에 나가서 마당에 앉아있기로 했다. 책 한 권을 가지고 나와, 마당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발소리가 들렸는지, 아까 우리 옆으로 다가왔던 고양이도 일행인 양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 


그늘에서 한참을 고양이 등을 쓸어주며 놀다 앞에 보이는 바비큐장으로 갔다. 바비큐장으로 가는 길에서 낮게 핀 꽃들을 만나며 새삼 봄이 좋아지기도 했다.



"비 오는 날 여기서 바비큐 해 먹으면 좋겠다!" 어쩌면 야외 자쿠지보다 더 반가운 공간을 만난 듯 들뜬 목소리였다. 나도 뒤따라가 살펴보니, 정말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지붕에 부딪히는 빗소리 들으며 불판에 고기를 올리면 좋겠다 싶었다. 


노을이 예쁘게 지는 날에는 모닥불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노을을 봐도 좋겠고. 그렇게 올려다본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길래 이날은 노을을 기대했다.



어린아이들처럼 밖에서 고양이와 한참을 놀다 보니, 뉘엿뉘엿 해가 질 시각이 되었다. 불을 피우고, 의자를 옮겨 서쪽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끔 앉았다. 바람이 불면 조금은 쌀쌀하게 느껴지던 밤공기도 불 앞에서 따뜻해졌다. 나무 타닥거리는 소리, 그 나무에서 피어오르는 탄냄새가 정겨웠다. 


양손을 뻗어 불 앞에 댄 채로 한참을 이야기했다. 고양이 이야기, 낮은 돌담 뒤로 펼쳐진 당근밭 이야기,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 이야기.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노을빛 붉게 물든 하늘을 마주했다. 그토록 기대해왔던 풍경이었다.



"와, 예쁘다!" 그 아름다운 풍경에 입을 동그랗게 벌린 채 몸을 고정하고, 하염없이 노을 지는 방향만을 바라보았다. 자연소리만 들리던 그 정적은 이내 와인을 준비하자는 말로 깨졌다. 


분주히 몸을 일으켜 안으로 들어가 와인잔 두 개와 치즈, 쿠키를 플레이팅을 했다. 우리가 노을을 좀 더 멋지게 즐길 수 있게, 이 모든 것들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노을은 쉽사리 꺼지지 않고 아름답게 빛났다.



'동동스테이'에서의 편안함도 함께 짙어지는 밤이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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