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어오내스테이
소란스러운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공간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글ㆍ사진 ㅣ 김영광
큰 길가를 달리다 보면 우측에 마당이 있는 집이 보인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미니 테라스. 식물들도 테라스에 이곳저곳 배치되어 있어 작은 캠핑장에 와있는 느낌을 준다. 나란히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풀멍하기도 좋고,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 시간에 따듯하게 입고 나와 앉아서 간단하게 술 한잔하기도 좋아 보인다.
새빨간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면 우측으로는 다이닝룸, 좌측으로 거실이 있다. 미니 테라스처럼 이곳은 집안 곳곳에 크고 작은 식물들이 함께한다. 벽면에 붙어있는 파란 통안에는 비상 상비약도 준비되어 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사소한 배려로 인해 꼭 다치거나 아프지 않아도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준비해 주시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다이닝룸은 깔끔한 화이트톤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고, 벽면에는 식물이 하나 길게 붙어있는데 그 식물이 인테리어의 한 부분을 차지한 듯 길게 쭉 뻗어 자라나고 있다. 주방에도 오브제들이 곳곳에 놓여 있는 것을 보니 호스트 분이 요리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다. 오래 머무르는 곳에 좋아하는 요소들이 더해지면 그 자체로도 더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
다이닝룸과 미니 테라스가 이어져 창이 탁 트여있다. 트인 구조 덕분에 공간이 답답하지 않고, 낮부터 어두워지는 시간까지 각기 다른 색들을 만나볼 수 있다.
거실을 다 구경하기 전 방을 구경하러 2층을 올라가 본다.
침실은 두 곳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 하루를 보낼 좌측 침실 방으로 들어오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디퓨저 향이 참 좋았다. 잠을 잘 때는 작은 불빛이 켜져 있는 걸 좋아하는데, 옆에 예쁜 스탠드 조명도 준비되어 있어 이 방을 선택했다.
옆 방으로 넘어가는 길.
우측 방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골목 같은 예쁜 포토존도 있다. 커튼 뒤로는 따듯한 햇살이 들어와 의자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두 곳의 방 중에서 잠을 잘 곳을 고민했던 이유가 있었다. 우측방은 옥상과 연결되는 문이 있어 창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멀리 보이는 오름과 풍력발전기, 옥상에 나와있는 것만으로도 제주에 와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가장 제주스러운 뷰. 날이 흐려서 아쉬울 뿐이었지만 그마저도 운치 있었다.
거실에 앉아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며 창밖 뷰를 바라보면서 멍을 때린다. 거실의 가구 배치도 참 너무 매력적이었던 곳.
거실에 앉아 있다 보면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풀 소리로 소란스러운 도시의 소음은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어오내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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