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지난 주말, 강원도로 오기 전 오랫동안 치유 팀으로 함께 했던 일행을 만났다.
한때,
매주 같은 공간에 모여
같은 질문을 붙잡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았던 사람들이다.
그분이 다시 집을 열어주었고
식탁 위에는 굴, 수육, 절인 배추와 양념 속, 해물전, 직접 만든 도토리 묵이 말없이 놓여 있었다.
그녀가 우리를 얼마나 아끼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공부도 좋았지만 공부 후 함께 둘러앉아 먹던, 따듯한 밥상을 더 기억한다던 멤버들의 예전 고백이 조용히 되살아났다.
호젓하던 고덕동은 번화한 도심처럼 변해 있었고,
우리 일행의 얼굴 위에도 시간의 흔적이 차분히 내려앉아 있었다.
불편한 몸으로도 목발을 짚고 와준 한 분은
그 존재 만으로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몇 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어제 헤어진 사람들처럼 편안했다.
햇살 좋은 창가에 둘러앉아,
그저 서로를 오래 바라보았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따듯한 차를 마시며 그간의 변화들,
작은 자각들,
움츠렸던 마음의 껍질들을 하나씩 내려놓았다.
헤어지기 직전 한 분이 말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습관처럼 오가는 인사였기에 순간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속 마음을 내어 놓았다.
"다음 순간이 오지 않아도 될 만큼,
지금이 충만하다는 사실에 감사해요!!"라고.
내일을 기다리느라 오늘을 흘려보내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생각,
지금의 말 한마디가
오늘이라는 삶을 빚고 있음을 더 깊이 알아차린다.
지금 여기의 충만함 앞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