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스승 자연을 만나다
최근 이웃과 만남의 자리에서
"나는 열애 중이에요"라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나 스스로도 놀라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난 지금 그 누구와도 아닌,
나 자신과의 열애 한가운데 있다.
한때는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던 공허함이
내 안에 가득했다.
그 시절의 허전함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삼사십 대쯤 어느 날,
한 구절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사랑할 수 없을 때, 사랑하는 것이 참 사랑이고
기뻐할 수 없을 때, 기뻐하는 것이 참 기쁨이며
희망을 품을 수 없을 때, 희망을 품는 것이 참 희망이 다.>라는.
그러나 그 말은 당시의 나에겐 너무 멀었다.
감히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가슴 깊이 묻어 두었다.
불쑥, 잊을만하면 그 구절이 한 번씩 떠올라 나를 멈춰 세우곤 했다.
돌아보면 부모도, 스승도, 그 누구도
나를 그런 사랑과 기쁨, 그런 희망으로 봐준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난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마흔을 넘기며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작은 아이를 발견했다.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 아이에게 내가 그런 부모가 되어 주자.
내가 그런 스승이 되어 주자.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주자고.
그리고 숲 속 전원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며,
자연이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났다.
장엄한 자연은 아무 말없이 나를 품어주었다.
그 품 안에서 내면의 아이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자라났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되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주는
참 사랑이었고,
참 기쁨이었으며
참 희망이었다는 것을.
지금, 나는
그 말처럼 살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아무 조건 없이 날 사랑하고
내가 존재한다는 이유 만으로 날 기뻐하고
오늘도 조용히 나에게 희망을 건넨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와 깊은 열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