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것은 애초에 주어지지 않았었나요, 그게 아니라면 어느 순간 내쳐진 건가요?
그 결과에 대한 분노를 참고 말겠다고 생각의 방향을 틀다 보면 고백이 불편해지던 때를 기억해요. 하루를 완성하던 것은 새벽이었음을 절감하게 되죠. 결국엔 바탕이 달라져야만 해요. 더할 수 없이 높은 나무 위에서 무엇을 이길 수 있을까요? 구름에게 거짓말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했어요. 사랑의 편린들을 곧바로 비추고 있는 달에게 잘잘못을 따져 보는 일은 다음으로 미뤄요. 그러니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우리 차나 한 잔 할까요? 왜 안되겠어요.
뒤를 돌이켜 반추하여도, 앞으로 더 나아가 사유하여도 사실 그 모든 것들에 결함은 없을 거예요. 꺼져가는 불빛이 우리 사이를 비추었으니 우리는 더 가까워질 수 없었잖아요. 그러니 거짓말을 할 수 없고, 그래서 후회가 없는 거잖아요. 개방되지 못한 새벽의 시간들에 대하여 깊다고 여기는 행복한 착각은 하지 않길 바라요. 그렇다고 지난 새벽의 시간들이 깊지 않다고 떠들지 않을게요. 낮과 밤의 시간을 바꾸고, 다시 낮과 새벽의 위치를 바꿀게요. 어느 시간에도 만나지 않았고, 어느 시간에나 함께였던 감정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