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YTRUE Aug 12. 2017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버리고 그 변화를 겪은 사람에게만 가능해지는 것들이 있다. 영화로워질 거라는 바보 같은 소리는 말고, 불안으로 인한 떨림이 희망의 떨림이라고 믿어서도 안돼.
사실 너도 그게 아니란 걸 잘 알잖아.
넌지시 다가온 바지런한 마음에게 전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전하지 못했다면 마음속에 묻어둔 말은 무엇일지. 그건 나조차도 모르는 것 같아.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기억의 가변성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면 이 휑뎅그렁한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바닥의 모습이 더러워서 떠났다기보다 바닥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할 거야. 흰 동그라미를 품은 듯 달려도 사실 그건 검고 검은색이거든.
한 무리 사이를 오가는 정확하지 못한 그 수많은 밀담이 불행이 되어 네 삶 속에 오소소 쏟아지는 날이 올지도 몰라. 그러니 딱 알맞은 정도에 뉘우침이 있어야 하는걸.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우리 사이에 다시 조금의 바람이라도 불기를 원한다면, 우리를 가로막은 수많은 감정들을 뒤로 하고 평생 끊지 못할 계약을 하는건 어때?

매거진의 이전글 망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