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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TRUE Dec 12. 2017

마음이 하는 말

약속과 약속 사이에 묻힌 간절함, 간절함 사이를 비집고 자리한 의구심들을 감당할 수 있나요. 마음의 진정성을 호도하는 일을 멈춰줘요. 책상 서랍 속에 내던져진 편지 두 통이 나를 더 강하게 할 때, 방문 손잡이를 돌리진 말아줘요. 당신의 숨소리가 당신의 새벽잠을 깨울 때, 이불 속의 차가운 내 손을 잡아줘요. 하염없이 흘러가는 물줄기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은 안 돼요. 나를 전과같이 대해줘요. 내 주머니 가득한 당신의 호의들을 버리긴 싫어요. 때로는 오해하는 것이 편해요. 당신의 마음을, 당신의 아픔을, 당신과의 여지를. 시린 바람에 코 끝이 시려우신가요. 두 손을 모아 당신의 코끝을 감쌀 때, 겨울 날씨에 감사하는 것을 잊지 말아요. 내 배가 따뜻해질 때 깍지 낀 두 손이 유리되지 않도록 꼬옥 잡고 있을게요. 기억하세요. 나는 늘 같은 자리에 있을 거예요. 이곳에서 나의 아쉬움들에 의해 우북해진 마음을 달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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