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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TRUE Mar 21. 2018

문라이트


어린 샤이론에게 있어 부모의 존재는 정상적이지 못하다. 아버지의 존재가 부재중이고, 어머니 또한 그를 온전히 돌봐주지 못하고 약에 취해 살아간다. 샤이론을 돌봐주는 이는 다름 아닌 어머니에게 약을 파는 마약상 후안과 그의 여자 테레사다.

잔뜩 움츠러든 그의 어깨와 그의 감정을 대변하듯 아련한 느낌을 주는 눈빛, 앙 다문 채로 쉽게 열지 않는 그의 입을 보며, 이 불안정한 삶 속에서 그가 무엇에 의지하며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가진 여러 가지의 요소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편견 어린 시선으로 인해 이유 없이 멸시를 당하기도 하고 본인들의 사회에서 배척되기도 한다.
결국 후안과 같은 마약상의 길을 걷게 된 샤이론. 후안이 일러준 이야기처럼 본인의 인생을 위해 선택한 결과이다. 그는 전과 달리 큰 덩치를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면엔 아이 같은 연약함을 갖고 살아간다. 본인을 보듬어준 유일한 사람 케빈을 10년 만에 다시 만난 샤이론이 생을 전환시킬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본인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그 시간 시간을 견뎌내어 본인 나름대로 극복하고 있는 샤이론에게 동질감이 느껴졌다.
다름은 잘못이 아니다. 샤이론은 남들과 조금 달랐을 뿐이지 결코 틀린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니다. 나와 다름을 두고 힐난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릇된 편견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틀어지게 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와 어떤 점이 다른가를 찾는 일보다는, 나와 어떤 점이 같은가를 찾는 일이다.
달이 혼자 빛날 수 없듯이, 샤이론에게 후안의 존재가 해와 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달빛 아래 홀로서서 지독한 성장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그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빛을 받아 더욱이 빛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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