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지는 눈빛으로 내게 말을 건넨 사람이 있었어 드러나지 않은 나의 쇄골을 만지며 이곳에 노랗고 작은 밴드를 붙여주고 싶다고 했었어 구겨진 이불 속에서 바르작거리던 우리의 몸에 매복하고 있던 아우성은 어느샌가부터 침잠되었어 그토록 서로를 희구했던 우리 사이가 생경해지고 너를 애고하던 내가 애구하게 되었지 날 끝까지 사랑해달라고 했고 너를 세상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했어 우리의 이런 사랑을 진실한 사랑이었다고 날조하자 늘 무엇인가를 고백할 듯 여짓거리던 네 모습이 날 음울함에 부딪게 하곤 했어 네 입으로써 전해지던 내 이름을 사랑했었어 그래서 나는 얼마 전 내 이름을 없애버렸어 더이상 아무에게도 불리고 싶지 않아서
자, 그럼 이제 넌 나를 뭐라고 불러줄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