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거짓 사이를 걷는 춤
그녀는 오늘도 괜찮은 척을 한다.
마음은 새벽같이 무너졌지만, 출근길엔 웃는 얼굴을 걸쳤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일도 없는 척.
손끝으로 감정을 접어 넣고, 무표정한 평온 위에 얇은 미소 하나 올려놓는다.
사실 척이라는 건, 참 이상한 옷이다.
입는 순간 숨이 막히는데도, 벗으면 더 추워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척을 입는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척’은 진심과 진심 사이에 놓인 얇은 막이다.
투명하지만 결코 무해하지 않다.
그 막은 보통 사람을 보호하지만, 때로는 사람을 멀어지게 만든다.
나는 누군가에게 친절한 척을 했고,
누군가는 나에게 미움 없는 척을 했다.
우리는 서로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필요하면서도 괜찮은 척,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여유로운 척을 했다.
하지만 알 수 있다.
척이라는 건,
사람이 얼마나 사람을 애쓰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몸짓이라는 걸.
그게 비겁함이든, 다정함이든, 연기든, 자기 방어든.
어쩌면 척은 거짓이 아니라 아직 도착하지 못한 진심의 그림자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용기가 부족해서,
아직은 때가 아니어서,
우리는 오늘도 척한다.
그리고 그 척 사이에 깃든 나의 결핍과 너의 슬픔과 우리의 고요한 연대를 안다.
척이란 그런 것이다.
거짓을 닮았지만 진심에 닿고 싶은,
도망치는 척하며 다가가고픈,
무너지지 않으려고 잠시 춤을 추는 마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척한다.
조금 더 버티기 위해.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는, 척하지 않아도 되는 날을 꿈꾸기 위해.<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