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있다고 믿습니다.

아이들과의 일상 #2

by 지푸라기




저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2017 연식, 2020 연식 / 1호기, 2호기)


두 아이들의 크리스마스와


그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하여


산타 할부지가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얘기를


1년 내내 충분히 하였고


드디어 때가 되어서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그날이 와씁니다.


사전에 첫째에게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나 : "아들아 착한 일 많이 했어?"

아들1호기 : "나 착해 아빠"

나 : "착한 어린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시는 거 알지?"

아들1호기 : "응"

나 : "산타 할아버지가 뭐 주셨으면 좋겠어? 그리고 동생은 뭐 제일 좋아해?"

아들1호기 : "아빠 나는 포켓몬스터를 좋아하고 공룡도 좋아해~ 그리고 동생은 티니핑의 하츄핑을 제일 좋아해"


그렇게


첫째를 위해서 조립식 포켓몬 피카츄(일본 반다이 정품으로 껍데기가 일어로 쓰여있음)


둘째를 위해서 미니 사이즈 카봇 변신로봇(차마 하츄핑은 남자아이에게 주고 싶지 않았어요 ㅠ)


그리고 온 가족을 위하여 닌텐도 위 중고 게임기도 준비하였습니다. (저렴하지만 알찬 구성 ㅋ)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대망의 그날이 되었고


두 아들놈들이 자는 동안에 산타할부지가 다녀가셨다는 클래식한 컨셉으로


부랴부랴 애들을 재우고 분주하게 선물들을 예쁘게 포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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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애들이 일어나자마자 선물을 주었습니다.


나 : "한밤중에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갔어요. 각자 선물을 뜯어보세요~"

아들1호기 : "진짜요?"

나 : "진짜지~"


그리고 나서 애들은 선물을 뜯어보고 한껏 신나 했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내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었어! ㅜㅜ'


그런데 첫째 아들이 피카츄 껍데기에 일본어가 잔뜩 쓰여있는 것을 유심히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저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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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1호기 : "아빠~ 그런데 일본은 언제 갔다 왔어?"


저는 당황하였고(일본도 안 갔다 왔고)


나 : "아... 아빠는 일본을 갔다 온 것이 아니야, 아마도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오시지 않았을까?"

아들1호기 : "진짜?"

나 : "산타할아버지가 일본 갔다가 한국 오셨나 봐~ 바쁘시네 ㅎㅎㅎ"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입만 열면 구라라고 말한 사람 뒤로 나가세요)


아이는 그제서야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고


저는 그제서야 안심을 했지요.


그렇게


'아이의 동심을 올해도 지켜주었어~ 난 성공했어!'


'완벽했어!' (자연스러웠어 ㅠㅠ)


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둘째 아들이


지가 원하던 하츄핑이 아닌 변신로봇 카봇에 살짝 실망한 티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티니핑이 뭔데 나한테 이러는 거냐? ㅠㅠ / 아빠도 네가 핑크색 하츄핑 빤스 입고 있어서 적잖이 놀랐단 말이야 ㅠㅠ)


그래서 또 둘째 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산타 할아버지 핑계를 대려고 하는 찰나에













첫째 아들이 제 귀에 속삭이며 말합니다.


"아빠~ 내가 동생은 하츄핑 사주라고 했잖아~"

(이놈시끼는 왜 산타가 설득이 안 되는 건데 ㅠㅠ)

끝.








# 원래 초1 때 산타가 아빠인 거 아나요?

# 1호기가 닌텐도 게임하면서도 다음에 일본 갈 때는 자기 데리고 가라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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