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달리기가 주는 삶의 기쁨
8월부터 하루 5분 달리기를 시작했다. 김성우 코치님이 진행하는 '마인드풀러닝스쿨'이 그것인데, 코로 숨 쉬어서 편한 정도로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5분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달 30일 중 절반에 해당하는 15일 이상을 달린 사람들에게는 certificate을 준다고 하는데 사실 그건 그다지 관심 없었고 그냥 이거라도 하면 하루에 최소 5-10분은 나가서 운동을 하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컸다. 학과에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매일 저녁 러닝을 하는데 늘 긍정적이고 건강한 모습이라 그 친구를 보며 자극을 받은 탓도 있었다. 하루에 땀 흘리는 운동을 하면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차, 참가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여 시작하게 되었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하는데, 사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처음 시작할 때는 그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완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달리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러닝스쿨을 시작하게 되면 날마다 코치님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문구와 관련 영상이 담긴 메일을 보내주시는데, 그 메일 서두에서도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해내려다 보면 금방 지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의 경우에는 공부하는 학생이다 보니 학업적인 면에서 그렇게 굴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친구들이 좋은 결과를 거두며 치고 나가는 걸 볼 때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일을 그르치거나 혹은 반대로 열정이 식어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달리기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코치님께서 기록에 신경 쓰지 말라고 누누이 말씀하셨는데도 막상 달리다 보면 '아 그래도 10분은 넘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마풀런을 시작하고 처음 며칠간은 단톡방에 올라오는 다른 러너분들의 기록을 보면서 '나도 저 정도는 달려야 하는 걸까' 은근 압박을 느꼈더랬다 (회원들은 각자 편한 시간과 장소에 달리고 나서 단톡방에 인증샷을 올린다).
오늘까지 딱 일주일. 지난주까지는 한국에서 달렸다면 이번 주부터는 하와이에서 달리고 있다. 5분 달리기를 통해 나는 당장의 결과나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나 자신이 되고자 한다. 그게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자꾸만 다른 친구들(특히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위축되거나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는데, 부족하거나 조금 못나더라도 지금 내가 하는 이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지만 매일 5분씩 나가서 달리는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는데, 끝까지 이 모습 그대로 (아니 이것도 달리기라고 할 수 있나 지질하거나 부족한 모습도 포용하고)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넘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