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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May 25. 2021

삶이 피곤하면, 나를 챙기는 것도 피곤하다

출국 전, 병원 투어하기

사실 말이 캐나다 출국 준비지, 그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것을 클리어하는 느낌이다. 바쁘다며 미루고 미뤘던 것들을 쭉 리스트업 해보니 주로 병원 가는 것이다. 일에 치여 항상 후순위로 미뤄왔던 게 나의 건강이었다니, 나 자신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는 돌아오는 날을 기약하고 가는 게 아니다 보니, 치료받을 것들은 최대한 받고 가려고 한다.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 작년 말에 건강 검진은 했고, 벼르고 있던 피부과는 오늘 갔고, 치과와 이비인후과는 다음 주에 가는 것으로. 어렸을 때부터 미룬 예방접종들은 양팔에 두 개씩 몰아 맞고 있다. 


요즘 와서 느끼는 거지만 삶이 소중하게 느껴질수록, 나 자신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프지 않게 병원에 가주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주고, 피곤하지 않게 충분히 잠을 자주고, 스트레스받을 때는 참지 않고 울어주고. 참 별개 아닌데, 이게 뭐라고 그동안은 어려웠는지. 뒤돌아보면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무력하니, 나를 챙기는 것도 피곤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내가 어디서 무얼 하든 스스로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오늘 책을 읽다 보니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어서 옮겨 적는다. 단순하면서 규칙적인 계획이 더 많은 자유와 성취를 안겨준다는 것. 규칙과 통제가 있어야 주체성과 자유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자, 아이러니하게도 무기력한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 동안, 다시 생활 루틴을 만들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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