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아포리즘

2026년 4월 15일 (맑음)

by Stella Lee

느즈막히 번역을 마치고, 뒤돌아 누운 남편의 넓은 등에 찰싹 붙어서 잠을 청했다. 마치 매미와 같은 자세를 취한 내 귓가에도 작은 매미 한 마리가 앉은 듯, 매앰-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일 좀 했다고 몸이 화가 났나.

팔을 뻗어 남편을 꼭 안았다. 깊이 잠어 전혀 느끼지 못하는지 어깨만 오르락내리락한다. 의 체온에 몸을 데우며, 흡의 리듬을 맞춘다.

암 진단을 받은 날, 내 손을 꼭 잡은 남편의 눈에 촉촉이 물기가 어렸던 것을 기억한다. 괜찮을 거라고, 그는 말했다. 재혼하자마자 큰 병에 걸려 미안하다는 내 말에 무슨 소리냐고 살짝 화를 기도 했다.

입원 중, 수술날 엄마 얼굴을 못 본 (아직은 새아빠가 어색한) 딸을 데리고 온 남편이 손수 만들었다며 내놓은 따끈따끈한 샌드위치를, 세 식구가 병원 휴게실에서 동그랗게 모여 앉아 먹었던 것을 기억한다. 창밖은 새카맣게 식은 겨울의 끝자락이었지만, 한 시간도 못 채운 그날의 면회는 봄날 피크닉의 한 장면처럼 유쾌한 핑크빛으로 각인되어 있다.


어느새 매미는 울음을 그쳤다.


비로소 무거워진 눈꺼풀 위로 한 문장이 조용히 찾아왔다.

‘사랑은, 그 대상의 역사를 오롯이 수용하고, 더 나아가 하나의 우주를 품는 일이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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