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아이들의 꿈과 절망
오래전에 읽었던 안데르센의 전집에서 본 성냥팔이 소녀는, 그저 플랜더즈의 개처럼 예쁜 삽화와 함께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동화로 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다시 한번 성냥팔이 소녀에 대해 알아보면서, 작가가 작품을 쓸 당시 산업혁명기의 아동노동 착취, 가난이 개인화되고 되물림 되는 악순환에 대해 깊이 고찰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다. 소녀가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백린 성냥을 불태우면서도 할머니의 환영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은 내일도, 앞으로도 아마 평생 겪어야 할 가난과 비정한 현실을 더 이상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을지도. 희망과 꿈은 아련하고, 늘 현실은 비참하다.
최소한 아이들이 그 현실을 일찍부터 깨닫지 않도록, 어린 시절의 사랑으로 자라나도록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