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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May 08. 2023

시간을 관리하는 자, 인생을 지배한다

"인스타 브레인"을 통해 본 시간 관리법

요즘 유튜브에서 자기 계발에 대한 영상을 조금씩 챙겨봤더니, 들어가기면 하면 관련 영상들이 알고리즘으로 계속 뜬다. 올바른 루틴을 만드는 법, 끌어당김의 법칙, 미라클 모닝 등등...


이미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트렌드지만, 아침잠이 너무 많아서 작업을 시작한 이래로 9시 이전에 눈이 떠본 적이 거의 없는 나로선 일단 12시 이전에 잘 일어나는 게 미라클이다. 정말이지 일찍 일어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것 말고는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서 쉬고 나오다가 집 근처에서 공사 하는 상점을 보고, "이곳에 초밥집 같은 게 하나 생기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더니 진짜로 상상했었던 초밥집이 딱 생긴다던지... 이런 어리둥절한 일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확실히 먹는 건 잘 끌어당기는 것 같다.


여하튼 이런 알쏭달쏭한 이론 보다도, 지금 당장 쉽게 내 일상에 적용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자기 계발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올해에는 어떤 것을 바꾸고 싶나요?



바야흐로 자기 계발의 시대. 일찍 일어나는  어려울지라도, 개인적으로 올해가 되면서  삶에 이런저런 변화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시발점이  것은 새해에 빌려온 안데르스 한센의 "인스타 브레인 (Instabrain)"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에 발명된 인터넷과 SNS라는 문화에 우리의 뇌가 적응하는 데에는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피하고자, 혹은 정보를 얻고자 인터넷을 하고, 페북을 열어보고, 인스타에 포스팅도 하고 카톡을 한다. 하지만 오히려, 사람과 사람끼리 연결되고자 하는 시도가 되려 사람들 각자를 더 불행하고 외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냥 놔두면 인스타그램은 우리의 뇌까지 변형시킬 수 있다.


퇴근 후 쉬어본다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자정이 넘도록 하루종일 페북을 돌아다니고, 인스타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 넘나들며 나와 아무 관련도 없는 사진들에 좋아요를 눌러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돌아다녔는데도 되려 더 기분 쳐지고 우울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산뜻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페북과 인스타를 켰는데, 왜 더 기분이 구리고 왜 잠은 더 안 온단 말인가.



저자는 이런 사회에 만연한 우울증과 불안증의 대부분은 SNS에서 비롯되며, 이런 SNS를 사용하는 시간을 1시간 이하로만 줄여도 온갖 신경증을 반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건 세계 여러 실험들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러 나라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사용(SNS)을 1시간 이하로 줄였더니, 청소년 우울증이 절반 이하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과연, 스마트폰은 역시 만병의 근원이었던 것인가.



날뛰는 욕망을 제어하는 고삐, 앱 타이머



올해가 되면서, 무계획적으로 시간을 쓰던 과거에서 벗어나서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려고 앱 타이머를 습관화했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이나 페북, 트위터 등 각각 1시간 걸어두던 것을 40분, 30분씩 줄이다가 이제는 각각 20분까지 줄여서 쓰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작업 시간에는 작업에 집중하려고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꿔놓는다. 그것조차 성에 안 차서 아예 내 눈앞에 보이지 않도록 가방에 넣어두고 쉬는 시간에만 꺼내 본다! 보통 50분 이상 일하고 10분 정도 쉬니까, 하루에 많아야 한 시간 정도 본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작업이 바쁠 땐 SNS를 한 번도 안 보는 날도 꽤 많아졌다.


그랬더니 쓸데없이 인터넷을 보거나 카톡, SNS를 확인하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늘 마음속에 잔잔히 깔려있던 마감에 대한 불안함도 많이 없어졌다. 그렇게 습관적으로 폰을 꺼내던 시간이 줄어든 대신, 책을 본다거나 산책하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났다. 지루한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이리저리 가구 배치도 바꿔보았더니 훨씬 업무 효율도 좋아졌다! 늘 잡다한 생각만으로 머리가 꽉 찼었는데, 그저 멍 때리며 햇빛을 쬐는 초록 식물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전반적으로, 삶의 빈자리가 더 늘어나고 마음의 여유가 더 생긴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SNS를 소비(Consume) 하지 말고, 이용(Use) 해라


 이제는 SNS를 하지 않으면 기본적인 소통도, 심지어 업무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이다. 모든 회사의 마케팅팀은 SNS를 제대로 관리하고 상품을 홍보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을 정도로, 이미 SNS는 우리 삶에 깊게 침투되어 있다. 팔로우, 댓글, 좋아요 등 즉각적인 반응과 호응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이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침착하게 기다릴 만큼의 인내심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바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도파민을 주는 SNS, 이런 매체들이 우리의 뇌회로를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다.


그렇게 내 소중한 시간들을 포스트 중간중간의 광고, 간접 광고 포스팅에 할애하다 보면, 내가 SNS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SNS가 내 시간을 소비해 버린다. 이런 플랫폼들은 뇌과학자들의 수많은 실험과 조언을 통해 정말 교묘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엔간해선 그들로부터 달아날 수가 없다. 심지어 그들 조차도 이런 알고리즘과 즉각적인 도파민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나 같은 프리랜서 작가들은 홍보를 위해서든 생존 신고를 위해서든 SNS를 쓸 수밖에 없다. 이젠 많은 아트 디렉터들이 인스타나 트위터를 통해 작가를 찾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플랫폼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 같은 작가들은, 그렇기에 더욱 현명하게 SNS를 써야만 하지 않을까.


가끔씩은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해 주자.


5분만 써야지 하면서 결국 50분을 넘겨버리며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정작 좋은 작품을 만들고 쓸 시간을 가질 수 없다. 물론 좋은 포스팅들을 통해 훌륭한 영감을 받을 수 있더라도, 디지털 세상에만 갇혀 있는 그림들만 보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SNS에서 인기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그것들이 모두 작품성이 있는 그림이라고 할 수가 없다.


이것이 보는 눈이 예리한 우리 같은 작가들이, 좀 더 오프라인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야 하는 이유이다. 꼭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지 않더라도, 책을 읽거나 소소하게 가드닝을 하면서 알게 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 오늘은 다른 길목으로 출근을 해본다던지, 가고 싶었던 새로운 음식점에 도전해본다던지, 오랜만에 디지털 페인팅 대신 연필과 수채도구를 꺼내 본다던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은 디지털 세계보다 훨씬 많이 있다. 우리 주변의 낯선 것들을 반갑게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 그게 진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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