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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라일락 Jan 25. 2022

인생한방은 저 멀리

나는 심심할 때면 윷놀이 게임을 한다. 

백조가 된 지 한 달이 넘어간다. 나는 취미 하나가 생겼는데 바로 윷놀이다. 심심할 때면 넷마블에 접속해 윷놀이를 하곤 한다. 실제 윷도 집에 있지만 그건 명절에 그것도 정말 생각이 나야 꺼낼 수 있다. 온라인으로 하는 윷놀이는 하루에 윷머니 십만원을 다섯 번 제공해 준다. 처음에는 시간 때우기용으로 딱이겠거니 하고 플레이하기 시작했는데 점점 이기는 횟수도 늘어나고 윷을 던지는 요령도 생겼다. 보통 스페이스바나 마우스로 꾹 눌러 윷을 던지는데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누르는 시간 간격으로 윷이나 모가 나올 때도 있어 내 말이 금방 골인지점에 도착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게임이 뭐라고, 계속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점 1천 경기장에서 3천/5천을 걸고 시작했다. 아무리 가상 머니라도 돈이 늘어가는 재미에 '재밌다'로 한 것이 판이 커져버렸다. 판이 커지며 판당 돈의 액수도 늘어갔다. 하지만 모두 한끝차이었다. 예를 들어 300만 원을 벌었다고 가정해보자. 한판에 내가 다른 사람의 300만 원을 딸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었다. 계속 이기기만 해서 몰랐을 뿐 한 번에 돈을 잃자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만약 이게 현물이라면 내 멘탈은 바스락 깨졌을 것이다. 

  엄마가 생전 말하길 거저 얻는 것은 없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생 한 방은 없다고. 다 노력해서 되는 것이라고. 한 번에 모았던 윷머니를 다른 사람한테 뺏긴 기분이 들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인생이 윷 한번 던진다고 일확천금을 얻는 것은 아니구나.


  나는 그날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했다. 정말 다섯 판만 하려는 요량으로. 다 비워두고 오늘은 무료 게임머니를 다 쓰면 되겠다 머니는 따면 따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0원이 되었을 때, 윷머니 결제하기 팝업창이 떴는데 사실 마음이 덜컥 움직일 뻔했다. 하지만 모든 건 욕심이었다. 

  나는 아직도 심심하거나 무료한 시간이면 윷놀이를 한다. 하지만 흘러가는 데로 의미를 두지 않고 한다. 무언가에 의미를 두면 욕심은 끝없이 이어져버린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행운이란 게 오겠지. 게임을 통해 여러모로 인생을 배운다. 세상에 한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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