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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라일락 Jul 27. 2021

내 필명은최라일락

지금 이 순간을 붙잡고 싶어 글로 씁니다.

필명 최라일락. 라라꽃이라고도 불리는 이름.

최라라.최라일락. 최라라. 다시 최라일락.

오랜만에 브런치로 돌아와 다시 하루에 한편씩 글쓰기를 하며 마음 다지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일명 글의 근력 키우기. 마음 비우기 연습 중이다. 그러는 김에 필명을 바꿨다. 최라라에서 최 라일락으로. 30일 동안 필명을 바꿀 수 없다는 말에 잠시 주춤했지만 바로 확인 버튼을 눌렀다. 사실 필명을 지을 때는 이름에 깊은 의미를 새겨 넣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다지 생각이 없었다. 최라라. 부르기 편하고 현대적이기도 하면서 나 스스로의 입에 잘 달라붙어서 좋았었다. 그런데 의외로 최라라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어느 날 브런치 작가 친구들과 필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네이버에 최라라 라는 이름을 검색해봤다. 음악가, 시인, 브런치에는 나와 동명이인은 아니지만 비슷한 억양의 최리라라는 작가님도 있었다. 순간 마음속으로 아이코 내가 한 발자국 늦었네 라는 생각이 들었네. 이미 네이밍이 있는 작가님이 있으니 말이다. 이미 등단을 하시고 북토크도 하신 분 앞에서 어찌 명함을 내밀랴. 


뭔가 내게 나만의 이름이 필요했다. 내게는 어떤 필명이 어울릴까. 사실 이름에 답은 없다. 예술에도 답이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라일락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라일락은 여러 가지 색상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래서 각각의 꽃말들이 다 다르다. 꽃 색에 따라 꽃말이 다른 셈이다. 흰색은 순수함, 우정, 보라색은 첫사랑의 시작, 젊은 날의 추억 빨간색은 친구 간의 우정, 등이 있다. 색상별로 다르게 해석되는 라일락 꽃처럼 내 모습 또한 내가 쓰는 글마다 다른 빛깔로 젖어들 것이다. 게 중에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꽃말은 젊은 날의 추억이다. 잡을 수 없는 추억처럼 그 순간들을 글로 스캔하듯이 쭉쭉 찍어 기록하고 싶어서다. 지금 이 느낌, 감정, 생각 모두 다 갈무리해서 과거의 어느 한순간이 기억에서 그려지게끔 만드는 것.

그래서 언젠가는 최라일락이라는 필명으로 예쁘게 피고 싶은 마음에 해당 필명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정말 단순한 이유인데 내가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향에 민감한 코를 갖게 되었다. 어릴 때는 가만히 있어도 아기들에게 특유의 살 냄새가 나는데 어른이 되어 그 냄새가 사라지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향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냥 향수를 고를 때도 플로럴 향이 많이 함유된 것이 좋았고, 꽃집을 가게 되면 무의식 중에 눈이 저절로 꽃을 향해 가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항상 꽃을 갖다 주며 고백해 달라고 얘기하곤 했었다. 아직 피지 않은 내 이파리와 꽃잎들은 어딨을까. 어디를 향해 자라나가고 있을까. 엄청나게 대단하지도 특별한 걸 바라지는 않는다. 묵묵히 다시 열심히 쓰는 나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그저 하나밖에 없는 색깔의 나이기를 내 이름을 자신 있게 뻗칠 수 있기를 바라며. 최라일락이라는 브런치 작가 이름으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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