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페이퍼를 기다리며
조마조마한 여름을 지나,
살짝 들뜬 가을을 보냈고,
겨울을 기다리며 이젠 조금 즐겁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점점 물렁해지는 일이라고 하던데요. 어릴 적 예민보스였던 시절에도 그렇게 신랄하지는 못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벼린 글을 쓰고 싶은 건 욕심 같다는 생각이 슬슬 찾아들고 있어요.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합니다. 멋진 작가님들과 함께 읽고 쓰는 게 점점 즐거워지니까요. 재밌으면 장땡이죠.
다가가는 게 조금 더뎌요. 너그러이 손 내밀어 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고, 아니더라도 조금 뒤처진 채 잘 쫓아가볼게요. 느리게 쫓아가는 것, 그건 좀 잘합니다.
그리고 이제와 고백하건대, 사실 저는 여름보다 겨울을 백만 배 더 좋아해요. 그래서 흰 눈 사이로 함께 뛰어들 생각을 하니 막 들떠요.
수줍지만, 우리 계속 같이 놀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