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주치의와 함께한 임신 38주 차 검진

by 스텔리나

노르웨이에서는 임신을 하게 되면 출산 전까지 미드와이프를 통해 한 달에 한번 검진을 받게 되는 게 일반적인 데, 나는 미드와이프와 시간적 타이밍이 안 맞는 건지 딱 두 번 만나고 이외의 모든 검진은 나의 주치의와 함께 하게 됐다.


물론 임산부 본인이 임신 검진 과정을 주치의와 함께 하고 싶다면,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미드와이프가 더 임신 과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미드와이프를 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미드와이프가 초음파로 아이의 상태를 봐주지 않고 손으로 아이의 자세를 파악하고 기계를 통해 심장소리 체크, 줄 자로 배 둘레 측정, 소변 검사와 더불어, 임신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것 외엔 내 주치의와 마찬가지로 출산 과정을 함께 하진 않는다. 주치의와 비교했을 때 아무리도 임신 쪽에 특화되어 교육 과정을 밟았기에 고충을 더 잘 이해한다고 해야 할까? 내가 나를 담당하는 미드와이프를 통해 느낀 점은 그러했다.


하지만, 나의 주치의는 초음파 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의로 자기와 함께 한다면 자기가 검진 때마다 초음파로 봐줄 수 있다고 했기에 주치의 그리고 미드와이프 중 누구와 함께 할지 고민하던 와중, 36주 차 검진을 미드와이프와 앞두고 있었는데 당일 한 시간 반 전에 아프다고 검진을 취소를 했고 주치의에게 연락해 검진을 받으라고 메시지가 왔다. 노르웨이에선 전문의라고 다 초음파 기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치의가 검진 때마다 초음파로 봐주겠다고 해 행운으로 느껴졌다.


여하튼 미드와이프와 예약이 취소된 당일, 주치의에게 연락하자 그다음 날 아침으로 바로 진료 예약을 잡아줬고 내 주치의 아래에서 현재 수습 과정을 거치고 있는 실습생이 검진을 봐줬는데 현재 내 신체 상태와 더불어 정신적으로는 어떤 지 살뜰히 물어봐줬고, 38주 차가 임신 과정의 거의 마지막 검진으로 봐도 된다고 해, 남은 한 차례의 검진 또한 주치의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참 한 주 한 주의 변화가 신기하게도 37주 차에 들어서자 앉을 때마다 엉치뼈가 너무 당기고 아프고 밑 빠짐 증상이 더 심해지고 생리통처럼 골반 쪽의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가진통인지는 모르겠지만 배탈 날 것처럼 종종 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배탈은 안 났지만 말이다. 그리고 37주 6일 차가 되던 이틀 전에는 이슬이 비치기도 했다.


그렇게 오늘 38주 차 검진을 받으러 주치의 진료소에 들어서자 실습생이 나를 호명했다. 실습생은 당연히 초음파기계를 사용하지 못하기에 손으로 아이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배 윗부분 쪽에 느껴지는 신체 부위가 머리 부분인지 엉덩이 부분인지 확실하지 않고 출산 예정일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자, 주치의에게 초음파로 봐달라 요청하겠다 했다.


실습생도 그렇고 미드와이프도 그렇고 손으로 배를 만져 아이 자세를 파악하는 게 아프고 불편해 왜 21세기에 초음파 기기를 쓰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 들면서도 내 주치의가 초음파 기기를 가지고 있다는 게 너무 다행이기도 했다.


주치의를 기다리는 동안 실습생과 얘기를 나눴는데, 나에게 준비됐는지 물었고 나는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혹시 아이가 있는지 묻자, 본인은 일 년 반 전에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그래서 출산 경험이 어땠는지 묻자, 모든 과정이 다 좋았고 자궁문 열리는 속도도 초산에 비해 빨리 진행됐는 데 역아인 것을 진통 중에 알게 됐다는 것이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듣기 했는데 그 경험을 한 사람이 내 앞에 있을 줄이야.

그것도 의사가 될 사람인 데도 이런 경험을 겪을 수도 있구나 싶어 놀라기도 했다.


자기가 출산 과정을 거치고 나니, 당시 역아인 경우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느꼈고 그게 나에게 안 일어났으면 해서 주치의에게 초음파로 아이 자세를 확실히 봐달라 요청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그래서 신경 써줌에 감사함을 표하고, 역아인데 자연분만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며, 노르웨이에서는 역아인 경우 분만실에 반드시 의사가 미드와이프와 함께 산모의 출산 과정을 해야 하고 또 만약을 대비해 응급 수술을 준비해야 하고, 산모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지 않게 하기 위해 에피듀럴이 반드시 분만 과정에서 사용되어야 한다고 설명을 했다.


아울러, 나에게 만약 초음파상 아이가 역아인 것으로 확인되면 대학병원으로 인계할 거고 거기서 아이의 무게,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산모가 원한다면 회전술 및 자연분만 시도 또는 상황에 따라 제왕절개가 진행될 것이라 덧붙였다.


그래서 역아인 경우, 제왕절개를 하는 게 낫지 않냐고 했지만 역아여도 충분히 자연분만을 할 수 있고 노르웨이에서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도시의 대학병원이 역아 자연분만 성공률이 가장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도 출산 과정이 수월했지만 다만 사전에 역아임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치의가 진료실로 오라고 해서 다 같이 자리를 옮겼고 초음파상 아이의 머리는 아래를 향해있었고 태반 위치도 정상, 심장박동수와 양수량도 정상, 아이가 건강하단 의사의 소견을 받고 안도감이 들었다. 다만 내 혈압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와 다음 주에 한번 다시 내원해 혈압을 재기로 했다.

아울러, 그 안에 애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출산한다면 진료 예약을 취소하면 된다고 했다.


이제 진짜 출산만 남았구나 생각하니 긴장되고 떨렸다. 그리고 오늘도 중간중간 가진통인가 싶은 배탈이 날 것 같은, 화장실 가고 싶은 싸르르한 느낌과 골반 통증 등이 느껴져 집에 와서 남은 아기 용품 세탁과 출산 가방을 마무리했다. 제발, 출산 과정이 순조롭게 신속하게 진행되고 빠른 시간 내에 순산하고 아이도 나도 건강하고 무탈하기만을 바란다. 자분 체질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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