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is India!
긴 기다림 끝에 수화물을 찾고
환전까지 마치니 오후 8시.
인도는 해가 지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 조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디라간디공항에서 뉴델리역까지
한번에 가는 공항철도를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뉴델리에 입성했다.
한산하던 공항과 달리
"그래, 이게 인도야! 여기가 뉴델리야!"
라고 외치듯 역사를 나서자마자
릭샤, 택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이미 책으로, 온라인으로
수많은 인도여행후기를 보며
마음을 다지고 왔지만,
거리를 가득 메우는 클락션 소리와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피부로 직접 느끼니
'이곳이 인도구나! 내가 지금 인도에 있구나'
를 실감할 수 있었다.
숙소로 가는 길 곳곳마다
거리가 제집인 냥 편한 자세로
잠을 청한 개들 때문에
수시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참을 걸어 파하르간즈 메인로드
(여행자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조스텔델리호텔에 도착했다.
정말 상상 그대로였다.
친절한 직원
낙후된 시설
<엔조틱 메리골드 호텔>이란
영화 속 장면 그대로를
재연한 듯한 풍경.
애초에 기대가 없었으니
실망도 없었다.
낮은 수압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니
방 안 구석구석이 눈에 들어왔다.
페인트칠이 다 벗겨진 벽,
열 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소리내는 낡은 문,
녹이 슨 창살까지.
간판만 '호텔'이지
우리나라 80년대 여관방 수준이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 했던가.
우리나라였다면 과연 내가
이런 곳에서 잘 수 있었을까?
그저 지금은 시원한 에어컨 달려있고
몸 뉠 침대가 있는 정도만으로도
큰 호사라 여겼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 하나까지 먹고 나니
눈꺼풀이 스스르 내려오기 시작한다.
배도 마음도 부르다.
돈이 없어 가난한 것이 아니고
마음이 가난해서 불행한 것이다.
마음이 부유하면
그곳이 어디든 발 뻗고 잘 수 있고
컵라면 하나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