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공 치는 경쾌한 소리

나의 집을 좋아하는 이유

by stephanette

집 바로 아래 테니스 장이 있다.

휴일이면 늘,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테니스 치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위로 올라올수록 커져서

탑층인 우리집의 창문으로 넘어 들어온다.

팡! 팡! 하며 공을 치고 가르쳐 주는 목소리가

하루 종일 들린다.

나는

그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젊을 때 사랑했던 애인은

베이지색 치노 팬츠에

노랑 폴로티를 입고 다니는

어깨가 떡 벌어진 남자였다.

나는 적갈색과 네이비의 보트 슈즈를

선물로 주었다.

맨발에 보트 슈즈를 신으면

매력적일거라고 생각했었다.

여름이 되면, 네이비의 치노 반바지를 입었다.

그는

전공과는 아무 상관 없이

취미로 테니스 코치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나는 하얀색 테니스 모자에 하얀 폴로 원피스를 입고

그와 테니스를 쳤었다.

커다란 테니스 채를 들고 엄청 신났던 기억이 난다.

그를 만나면 늘 운동을 했었다.


구리빛 근육질 팔로

노란색 테니스 공을 때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아무런 근심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를 좋아했나보다.

그와 만나고 있을 때에도

한 번 안해본 기억이 갑자기 휘릭~ 하고 떠올랐다.


나의 무의식이 솜사탕으로 환생을 하고 나서

뭔가 세상이 조금 친절해지더니,

잊고 있던 좋은 기억들이 툭하고 떨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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