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장례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들
나는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완벽했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신이다.
신은 경험하지 못한다. 선도 악도 그 모든 수많은 것들은 불완전성을 기반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서.
그래서 완전한 그 하나에서 떨어져나와
수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 태어나고 현생을 살고 있다.
이 지구라는 별에 와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춤추는 꿈을 꾸고
누군가의 온기가 전해지는 순간들에서 여러 감각들을 열고
수많은 연대에서 에너지를 주고 받는 경험들.
그러니, 이 격렬한 행복과 고통도 모두 다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겪어야지. 별다른 방법이 없다.
글쎄, 다시 그 완전한 그 하나로 돌아가게 되면,
그 때의 나는 또다시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나 지금의 경험보다 더 격한 것들을 다시 겪어보길 바랄 수도 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추진력은 넘쳐난다. 늘 그렇게 살아왔다. 절저하게 준비해서 현실로 구현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
나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의 추수를 봄에 미리 다 예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일 년의 일들은 거의 2월전까지 두 달 동안 다 해놓는다. 장기계획부터 세부 문서들까지 다 제작해놓는다. 그리고 시뮬레이션해본다. 수많은 관계자들의 피드백도 스스로 상대가 되어 질문하고 부족한 부분을 수정한다. 주로 매년 50개 팀 이상을 각각 다 다른 주제를 선정하고 코칭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미 내 안에서는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그래서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리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팀원들의 태도에 따라 충분히 한계까지 밀어줄 수 있다. 나의 추진력은 이런 준비에서 나온다. 주로 이성적인 영역을 사용하며 십오년 이상을 지내왔다.
하지만, 이 추친력은 오히려 나를 묶는 족쇄처럼 느껴진다.
어째서인지 지금은 추진력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하지 않던 방식으로 해야한다는 것은 안다.
흐름을 읽고 그에 따라 가야한다는 것
그래서 아래와 같은 것들을 하고 있다.
이게 기억의 사체를 장례치르기 위한 매뉴얼로 만들만한 적절한 절차인지는 모르겠다.
그 동안 공부했던, 책들과 이론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써오면서 알게 되었던 것들을 참고하여 가고 있다.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같은
'심해에서 끌어올린 기억의 사체 장례식을 위한 안내서' 매뉴얼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아직은 그런 글을 찾지 못해서
나의 직감과 육체가 알려주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
시간을 들여서 흐름을 읽어가다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1. 직감을 따라간다.
2. 몸이 알려주는 메시지를 따라간다.
3. 적극적 상상을 통해 물어본다.
이 과정을 거쳐서 장례를 치르고 나면, 나는 이런 질문에 더 잘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
5.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질문에 대답을 채워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