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게 유행이라길래. 스레드 한정인 건가?
61. 나는 어떤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는가?
글쎄.. 그런 질문은 없는데. 솔직하게 대답하거나,
모르면 이렇게 말한다. "같이 한 번 찾아보자."
사적인 질문이라면, 솔직하게 대답하거나,
모르면 이렇게 말하겠지. "글쎄, 생각을 좀 해봐야겠네." 그리고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서 알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대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머뭇거리는 질문 같은 건 거의 없다. 나의 대답이 너무 솔직하고 적나라하고 핵심을 찔러서 상대방이 너무 놀라지 않게 그에 맞춰서 대답을 적당하게 조절하느라 머뭇거리는 정도가 아닐까.
64. 나를 가장 에너지 넘치게 하는 활동은?
운동 - 운동하는 것은 도파민이 넘쳐흘러서 좋다.
너무 과하면 몸이 물먹은 솜처럼 되어서
병든 닭처럼 이불속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에너지가 넘쳐흘러 일상이 잘 굴러간다.
새벽산책 - 정신적 에너지를 넘치게 한다.
음악이나 강연을 들으며 약간 멍 때리는 상태로 무의식적으로 걷는다.
이건 진짜 최고이다.
죽여준다.
75. 나의 이상향(유토피아)은 어떤 모습인가?
엔트로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집안
- '무질서도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계속 청소를 해야 한다.
'천국에는 먼지가 없다'라고 늘 엄마가 말했다.
그러니까, 엄마의 유토피아이다.
나도 동의한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청소 - 새벽에 거실 쓸기 그런 걸 명상으로 바꿀 방법은 없나?
질감 좋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기다란 빗자루도 샀지만, 그다지 정이 안 간다.
쓰레받기는 왜 늘 사라지는가.
우리 집은 곳곳에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이 있다.
그 너머의 특이점(singularity)에서는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이 무너져 버려서 물체의 정보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이다.
가. 쓰레받기의 블랙홀
나. 양말 한쪽의 블랙홀 - 특이하게도 한쪽만 사라진다.
다. 손톱깎이의 블랙홀 - 나의 수많은 애정하는 손톱깎이는 죄다 사라진다. 손톱깎이 귀신이라도 사는 건가.
아, 화이트홀도 있다. 자꾸 물건들이 나타난다.
가. 화장솜 - 쓰다가 버린
나. 이쑤시개 - 쏘울 메이트가 버리고 간 건가
다. 티백 - 어디선가 말라있는 티백들이 출몰한다.
라. 컵라면 - 단 한 번도 산 적 없는데 자꾸 나타난다. 그것도 껍데기만.
마. 먼지 - 세상의 먼지를 없애달라고 기도를 해야 할까? 아이들이 있으면, 엄청나게 많은 먼지가 생긴다. 자라는 것은 먼지를 생성해 내는 과정일까?
바. 물이 1/6쯤 남은 유리잔 - 수많은 유리잔들이 생성된다. 유리잔 만드는 공장의 컨베이어벨트를 보는 기분이다.
사. 수건 - 아마도 나는 집이 아니라 찜질방이나 수영장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수많은 수건들은 도무지 어디서 자꾸 나타나는 건지. 채워 넣는 속도보다 화이트홀에서 나타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수건은 달리기를 잘하는 건가. 100미터 8초인 것 같다.
81. 나의 ‘삶의 동반자’는 어떤 사람인가?
정말 모르겠다. 그걸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나.
500년을 살아도 알 수 없다.
82. 나만의 상징(심벌)은 무엇인가?
릴리시카 휘장 - 계속 업데이트된다. 그게 매우 좋다.
84. 나에게 ‘완벽한 하루’란 어떤 날인가?
이건 전에 말했는데,
새벽의 루틴을 모두 다 잘하고,
퇴근길의 드라이브를 졸지 않고 하는 하루
새벽 루틴 - 커피 내리기와 마시기, 진저레몬샷 만들고 원샷, 새벽 산책, 거실 쓸기, 설거지나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요리하기, 아침 만들기와 먹기 중 랜덤으로 맘 내키는 걸 한다.
85. 나는 어떤 표정을 가장 자주 짓는가?
스마일
93. 내 마음을 울리는 풍경 사진 하나를 상상해 보라면?
하나만 상상하라니 고통스럽군.
여러 개 상상하면 안 돼? 너무 많은데.
97. 나의 인생에 보내고 싶은 편지가 있다면?
Hallmark사의 찐한 붉은색의 하트들이 입체로 튀어나오는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비칠 듯이 얇은 속지가 하늘하늘한,
카드에
귀엽고 동글동글한 손글씨로 적은
칭찬과 감사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