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고 싶은 이유

나는 썸 타는 걸 좋아한다.

by stephanette

그렇다고 말하고 다녔다.

썸 타는 게 좋다고.


사실이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던 것이 있다.


나는 이상화된 상대를 보고

나 혼자 마구 좋아하는

그런 나를 보는 게 좋다.


상대 앞에서

바보같이 멍청하게 뚝딱거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나 혼자 좋아하는

간질간질한 그런 상태

좋은 것을 보면

사주고 싶고

좋은 것을 먹으면

같이 먹고 싶고

좋은 광경을 보면

함께 보고 싶은

그런 상태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썸 타는 걸 좋아한다.

그걸 타인에게 알리고 싶진 않다.


그저 혼자

조용히

간질간질하고

희망과 애정을 간직한

그 상태의 유지

그것이 좋을 뿐이다.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은

그런 상태는 영원불멸로 유지될 리 없다.

파괴되거나

사라지거나

뭐 가루가 되어서 날아가거나.


참, 뭐가 이래.

만개한 장미를 영원히 멈춰서 박제해 버릴 수는 없나?

그럼 매력이 사라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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