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썸 타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말하고 다녔다.
썸 타는 게 좋다고.
사실이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던 것이 있다.
나는 이상화된 상대를 보고
나 혼자 마구 좋아하는
그런 나를 보는 게 좋다.
상대 앞에서
바보같이 멍청하게 뚝딱거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나 혼자 좋아하는
간질간질한 그런 상태
좋은 것을 보면
사주고 싶고
좋은 것을 먹으면
같이 먹고 싶고
좋은 광경을 보면
함께 보고 싶은
그런 상태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썸 타는 걸 좋아한다.
그걸 타인에게 알리고 싶진 않다.
그저 혼자
조용히
간질간질하고
희망과 애정을 간직한
그 상태의 유지
그것이 좋을 뿐이다.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은
그런 상태는 영원불멸로 유지될 리 없다.
파괴되거나
사라지거나
뭐 가루가 되어서 날아가거나.
참, 뭐가 이래.
만개한 장미를 영원히 멈춰서 박제해 버릴 수는 없나?
그럼 매력이 사라지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