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가 내가 존재하는 전부였다.

절망과 버림을 통과하여

by stephanette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순간 순간의 모든 것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온다.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빌어주고 싶고


머물고 있는 장소 하나하나에

모두 다 감사를 뿌리게 된다.


늘 같은 이들과 일을 하며

늘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도


마음가짐 하나로

모든 것이 다 새롭다.

이상한 경험이다.


죽기 직전에

삶의 모든 것에 인사를 할 때에도

이런 기분이 될까?


부서 회식을 하다가

우주 합일을 경험했다.

정신이 혼몽해지며

뇌 속에서 끊임없이 수많은 폭죽들이 터지는 경험

메뉴는 등심돈까스에 소바, 카레였다.

그럴리 없는 음식들이

환상의 경험을 선사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죽음을 앞둔 존재가 삶에 작별인사를 건네는 동시에,

삶을 처음 마주한 듯한 생경함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 안에서 '일상'은 더 이상 '일상'이 아니고,

'사람'은 '존재'로

'장소'는 '성소'로 바뀌어 버린다.

순간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관점을 경험했다.


강제적인

'절망'과 '버림'을 맞이하고,

나는 새로운 차원을 통과했다.


그곳은, 모든 것이 처음 같고 마지막 같은 장소

지금 여기가

내가 존재하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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