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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어.

그 때 그 사람은 잊었어도 꿈은 생생하게 기억나.

by stephanette

꿈을 꾸었어.


삼십년 혹은 이십년 전의 어떤 날이었어.


너무 옛날의 꿈인가.


개울가에서 내가 혼자 놀고 있었어.


신고 있던 슬리퍼를 잃어버렸나봐.


그래서 울고 있었었나.


잃어버린 신발을 찾고 있었어.


물줄기라고 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작은 개울가였는데


어째서 잃어버렸을까.


그 때,


꿈에는 영영 나오지 않던


첫사랑이 나타났어.


현실인줄 알았잖아.


환희.. 그래, 그걸 환희라고 부르자.


너무 좋더라고.


그런데 그 친구가 울고 있던 나를


도와주더라고.


잃어버린 슬리퍼를 찾을 수 있게.


선명한 삼선의 슬리퍼를 한 짝 찾았어.


그러나 나머지 한 쪽은


아무리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었지.


그리고, 깨어났어.


그리고, 난 혼자가 되었어.


그게 내 실연의 이야기야.


아마도 삼십년 전이었나, 이십년 전이었나 그 어느 날에 꾸었던 꿈이야.


누구와 헤어졌는지는 기억나지 않아도


꿈은 아직 기억나. 생생하게.


이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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