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충분하다
느긋하게 쉬기
아무 일정 없이 느슨한 시간, 빈 시간, 멍하니 있어도 괜찮은 시간.
실컷 자고 뒹굴고 밤새고 낮밤이 바뀌고
야심한 밤에 커피를 마신다.
둘째는 늘 물어본다 몇시에 어디로 가는지. 태생이 대문자 P인데 내 영향으로 J 같을 때가 있다. 나도 태생은 대문자 P이다. 살다보면 다 그렇게 된다. 둘째가 질문을 하길래 대답해줬다.
“네가 원할 때 네가 하고 싶은 걸 하자!”
그랬더니 질문이 없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명절 본래의 이유인가. 호텔에서 뷔페를 기다리다가 옆에 있던 사람들의 가족들이 차례로 나타나 인사를 하고 안부룰 나눈다. 나도 친척의 일부가 된 기분이다.
이제는 친척들을 만나는 건 선택사항이다. 젊을 때 이미 추석 명절에는 다섯개의 주방을 거쳐가며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니, 평생 해야할 명절의 노동은 다 몰아서 끝낸 셈이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친척들을 만나기는 요원하달까. 심리적인 부분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 어릴 적 기억이 깃든 공간, 그리고 말은 많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안도감. 밥 같이 먹고, 차 같이 마시고, 이야기 없이 같이 있기. 어릴 적의 추억을 되짚어보는 정도로 충분하다.
음식과 향, 명절 메뉴 먹기
송편 빚기, 전 부치기, 과일 고르기, 전통 음식 냄새 가득한 주방…손끝의 감각이 살아나는 활동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함께 맛보는 것까지. 했다치고, 먹고 싶은 음식점을 간다.
여행
고향에 내려가거나, 여행
부산 여행은 둘 다 충족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 마주하며 ‘리프레시’하고 싶은 욕망. 고향인 해운대에 와서 국민학생때처럼 눈을 뜨면 바다를 가고 밥을 먹고 물놀이를 하고 또 어슬렁거린다.
나 자신에게 주는 여유
책 읽기, 음악 듣기, 산책하기, 혼자 사색하기.
일상 속에서 못 누렸던 조용함, 고요함, 자기와의 대화.
기록 남기기
사진 찍기, 일기 쓰기,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 쓰기.
‘이 순간, 이 기분’을 남겨두기
내려놓기
일상적인 걱정 근심은 모두 스탑
그러면 저절로 정리가 된다.
무용한 고민은 바닷 바람에 연처럼 날려버린다.
이것이 추석명절을 보내는 바람직한 태도이다.
딱히 더 바랄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