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은 소설이자,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진: Unsplash
관광지의 고민이라고 해봤자
구경할 곳을 정하는 정도일뿐이다.
갈 곳이라고 해봤자
그와 함께하기 위한 배경 정도였으니
어디든 무슨 상관이랴.
그에 비해 그는 매우 공을 들여 관광지를 정하고 차를 준비하고 분주했다.
길을 걷다가 만난 카페
출입문 위 브랜드 마크가 있다.
당시 처음 보았던,
초록색을 배경으로
하얀 인어가 지느러미를 양쪽으로 펼치고 있다.
다리를 벌리고 많은 이들을 받아들인다.
커피 향에 이끌려 우리도 그 곳으로 들어갔다.
뱃사람을 홀려서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는
나로 인해 아메리카노를 나눠 마셨다.
그와 헤어지고
한국에도 그 카페가 생기고
한동안 애정 했었다.
찰랑거리는 에스프레소 같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세이렌에 홀린 듯
과거의 기억은 지워졌다.
기억이 지워진 뇌를 탑재하고 일상을 살아간다.
그와 만나기 전
인어의 커피를 마시고 재회를 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까?
그러나 후회하진 않는다.
일어날 일은 어떻게 해도 일어나기 마련이니까.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모든 것이 우연의 우연일 뿐
다만 살아가야 하니
의미를 만들어내려고 애를 쓸 뿐.
그 우연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결정을 하게 될까?
같은 사건은 반복된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도
같은 멜로디의 비극은 지속적으로.
붙잡고 싶은 시간을 내려놓으면
그제서야 반복은 종료되는 것일까?
수없이 반복되고 나서야
무척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와의 재회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