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변화와 의식의 각성 과정에 대해서
*사진: Unsplash
나의 몸은 오랫동안 '생존모드'였다.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리적 긴장이 기본값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가족의 부양을 책임지고
일 중독에 번아웃,
여러 가지 심각한 갈등상황을 겪으며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그러니, 나는 언제든지 바로 전투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였다.
퇴근을 하면서 온/오프 스위치를 사다가 집에 두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해도 휴식 모드로 전환은 안되어서
개인 시간에도 일을 하고 있었다.
잠을 줄이고,
제대로 먹지 않고,
심장은 자주 두근두근거렸고,
이유 없이 불안했다.
갑자기 공격을 당할 것만 같은 불안감.
오늘 갑자기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내가 변했는데 그게 뭘까 한참 생각해보고서야 알았다.
불안과 두근거리는 것들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극단과 극단은 통한다고 했던가.
그 극단까지 찍고 나서
나는 다시 올라온 것 같다.
내가 겪은 변화들이다.
- 불안할 때는 호흡은 얕고 빠르다. 요즘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는 리듬이 몸에 배였다.
- 몸의 감각이 무뎌졌었다. 너무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차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감각을 느끼려고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달리 감정은 그리 크지 않게 지나가고 차분하고 편안해졌다.
- 수면과 회복 패턴이 돌아왔다. 피로해소를 넘어서 잘 시간에 잠을 잔다. 나는 잠을 자는 걸 싫어했다.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도 있고, 모두가 잠든 밤에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그 시간이 더 아깝다. 그러나 요즘은 억지로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잠을 잔다.
- 감정의 억제에서 통합으로. 그전에는 감정은 폭발하거나 삼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감정을 관찰한다. 그리고 충분히 감각적으로 느낀다. 그러면 그 감정이 지나가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분노가 올라오면 그 분노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화가 나는 걸까. 그리고 그걸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행동을 한다.
- 감정은 억압하거나 무찔러야 하는 마치 적군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좋은 감정만 느끼고자 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 감정을 차단하면, 긍정적 감정도 함께 차단된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다 동맹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덕분인지 무의식은 더 이상 경고음을 울리지 않는다. 진짜 이제야 나는 쉴 수 있다.
- 나 자신을 믿는다. 오랫동안 나는 알게 모르게 "세상은 위험하다.", "사람은 배신한다.", "나는 혼자다."라는 생존 명제를 품고 살았다. 그러니, 나의 세상은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할 수 있는 것들에 도움을 청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나와 주변 중에 나를 우선시하고 'NO'라고 거절한다.
- "나는 다른 무엇을 하지 않아도,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평온하다." 그리고 그 전과 똑같은 세상이라도, 나의 태도 변화로 인해 세상은 보다 더 친절해지고 더 밝아졌다. 가장 큰 도움은 글쓰기와 통찰, 그리고 기도와 명상 그런 것들이었다.
- 이제야, 나는 예전에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하던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진짜 중요성을 체감한다.
잘 먹고, 잘 자고, 푹 잘 쉬고, 운동하고, 좋은 생각들을 하고, 자연을 가까이하고, 햇볕을 쬐는 일들.
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일들이 나를 생존모드에서 벗어나 창조 모드로 변화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