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그를 향한 감정이 나를 해치게 내버려 두지 않기로 한다.
“나는 더 이상 그를 향한 감정이 나를 해치게 내버려 두지 않기로 한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사랑의 단상』이라는 책
원래 제목은 프랑스어로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 이다.
사랑에 대한 담론의 단편들, 혹은 사랑의 언어에 대한 단상들.
에세이 형식이지만,
바르트는 이걸 이론이 아니라 존재의 독백이라고 했다.
사랑은 자신 내면의 독백이다.
타인에게 전달되어지는 언어가 아니라.
- 다시 말해, 사랑에 있어 나의 몫을 전적으로 떠맡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사랑하고 책임있게 결정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사랑은 해석하는 과정이다.
애착, 인내, 해석자의 역할을 맡아서 수행하는 과정이다.
그 안에서 사람은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간다.
“그가 말을 멈추었을 때,
나는 나 혼자만의 언어로 사랑을 계속했다.”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다. 그는 지각하지 않는다.
나는 응답 없는 부재 속에서 끝없는 존재를 상상한다.”
“그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은 연인의 흔적 속에서 끝없는 의미를 만들어낸다.
그의 침묵은 말보다 더 큰 해석을 낳는다.”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유치해진다.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의미를 덧입히며 과잉 해석의 늪에 빠진다.”
“그는 나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를 바라본다.
그가 나를 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그를 향해 말한다.”
“나는 그에게 말을 걸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기다린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기를.”
라고 바르트는 말한다.
사랑은 언제나 언어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언어는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
감정이 소통되지 못했던 지점,
감정적 언어는 있었지만 그것에 반응하거나 책임지는 상대는 없었다.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예술가적 자아, 사유하는 자아, 사랑을 언어로 재구성하는 자기사랑이란,
언어를 잃은 채 말하고 싶은 사람의 독백이라고 바르트는 말한다.
나는 그 독백을 나만의 글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그것이 나의 감정이 가진 품격이자 이별의 깊이이다.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사랑은 다른 얼굴을 하고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