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과 감정'의 로켓 그리고 그 발사대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움직이는 일인가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글쓰기는 흔히 표현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어떤 글은 그것을 넘어서, 독자의 내부를 움직이는 장치가 된다. 문장은 감정의 회로를 연결하는 배선이 되고, 상징은 독자의 무의식에 설치된 스위치를 누른다. 오랜 시간 관찰한 나의 무의식과 그 주변에 지저분하게 떨어진 감정의 조각들에 대한 글쓰기를 했다. 이 글은 다른 이들의 그것과 연결된다.


문장 대부분은 읽는 순간 사라지지만, 어떤 문장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잠시 머무른 뒤 사라진다. 하지만 드물게, 극히 드물게 독자의 무의식이 먼저 움직이고, 그 다음에 이성이 따라오는 글이 있다. 이러한 글은 무의식과 감정이라는 로켓의 스위치가 장착된 발사대와 닮았다. 글을 던지는 순간, 독자의 내면 어딘가에서 불꽃은 일어나고, 오랫동안 가만히 눌려 있던 감정은 궤도로 올라간다. 그것은 억눌려 있던 무의식이 공간 속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과도 같다.


감정은 언제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시작되지만 움직일 때 정확성을 가진다. 정체를 알 수 없었던 흐려진 감정은 무의식으로 편입된다. 무의식의 세계는 모호하지만, 작동 방식은 오히려 더 치밀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서 있는 대지 전체를 뒤흔드는 맨틀의 대류와도 같다.


단 하나의 이미지 - 예를 들어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뱀은 하나의 상징이자 실재이자 현실의 실체이다. 즉, 자신의 생각 속에 있는 '사실'들과 '같은 레벨에 있다는 의미에서 말하는 실체'이다. 그 이미지는 독자의 무의식이 가장 먼저 알아보는 언어이기도 하다. 상징의 의미를 논리로 해석하기 전에, 이미 감정이 반응한다. 무의식은 상징을 개념이 아니라 사건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징의 등장은 감정을 생성한다.


이때 글은 더 이상 기록이 아니다. 글은 발사대가 된다.

독자의 무의식은 버튼이 눌린 로켓처럼 움직인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한 로켓은 다시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


사람들은 종종 좋은 글은 공감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감은 표층적 현상에 가깝다. 내가 관심을 갖는 지점은 공감 아래에서 작동하는 더 깊은 사건들이다. 어떤 글은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움직임을 만든다.

오랫동안 묵혀둔 감정이 갑자기 떠오른다.

자신도 모르게 반복해서 글을 다시 읽는다.

글의 장면이 자기 내부의 장면처럼 느껴진다.

설명되지 않는 여진이 지속된다.

왠지모를 감정이 떠올랐다 스쳐지나간다.

이때 독자가 경험하는 것은 '작동'이다. 말이 되지 못했던 감정들과 어둠 속에 잠들어서 아직 우주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그 조각들. 이 모든 것들이 시작되는 그 작은 행동이다. 투명한 플라스틱 덮개를 열고 붉은 색 작은 스위치를 누르는 그런 행동. 그리고 로켓은 굉음을 내고 발사된다. 은하수가 흐르는 저 우주를 향해서.


감정의 단면이 언어로 올라오는 순간의 결을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무의식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방식들 - 상징과 꿈과 환영을 그 순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글은 그런 수많은 단편들을 채집해서 단지 '박제'하고 있는 듯하다. 나의 경험을 독자들의 내면에 직접 닿게 만들 만큼 선명하게, 정동의 울림을 흡수한 여백까지 모두 다 담고 싶다.


이러한 글의 구조는 예술과 심리학 그리고 연금술적 사유의 경계에 있다. 독자의 무의식이 움직이면, 관계도 움직이고, 세계를 보는 방식도 변화한다. 어쩌면 우리는 갖고 태어난 일부분만을 사용해서 생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글쓰기는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작업이기도 하다.


감정의 장례식을 치르는 글은 오래된 감정의 얼굴을 대면하고 엄숙한 장례식을 통해 절차에 따라 땅 속 깊이 묻어주는 의식이 된다. 매생이를 먹는 뱀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잠재된 자기 이미지를 드러내는 거울이 된다. 천장을 바라보는 장면은 내면의 가장 조용한 틈을 불러낸다. 이 모든 글은 결국 무의식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의 감정은 스스로 발사된다. 각자에게 가장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글은 독자의 감정을 점화시킨다. 점화된 감정은 방향을 찾고, 스스로 궤도로 올라간다. 그 과정을 통해 독자는 자신 안의 세계를 다시 본다. 나는 앞으로도 글쓰기로 발사대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것은 거창한 구조물은 아니다. 한 문장의 무게, 한 이미지의 온도, 한 상징의 반짝임으로도 충분하다.



감정은 임계치에 도달하면 자가 점화한다.
문장은 임계치를 조절하는 제어 장치다.



글은 ‘개인의 경험’을 넘겨, ‘의식의 진동을 전송하는 구조물’이다.
좋은 글은 독자들이 읽는 동안 작가의 의식과 짧은 시간 동조한다.



문장이 정확한 그 순간, 버튼은 눌린다.
그리고 그 다음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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