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는 아니다.
*사진: Unsplash
꿈을 꾸었다.
사라지는 꿈들은 일상에서 짧은 이미지로 조각조각 난 채 나에게 전해진다.
싸늘한 침대에선 잠을 제대로 이루기 어렵다.
문득 정신이 들었다. 새벽 1시. 다행이다.
불가마 속에 들어온 듯 온몸이 뜨겁다.
뜨거움의 시작은 등이다.
목에 둘렀던 붉은 스카프는 저절로 풀려 있었다.
"다시 돌아왔다!"
나는 원래 상태로의 복구를 위해
작은 것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그것은 기도이자 명상이자 혹은 현실적인 활동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원상회복이 될 것을 믿지는 않는다.
그렇게 나이브하진 않다.
그러나 웃긴 건, 전혀 기대하지도 않고
소용없다고 생각한 일들에서
회복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필요 없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쓸데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은 결정을 하기 위해 오래 고심하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웃기게도 무의식적으로 했던 행동이
나의 복귀를 위해 도움이 되었다.
꿈을 잃어버려서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새벽 한 시에 꿈을 캡처하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평소의 상태
- 체온이 상당히 높은 상태로 잠들고 있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봤다.
나와 연결된 관계들.
걱정해 주거나 도와주거나 도움 받거나 곁에 있어주는 이들
그들 덕분에 나는 조금씩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벽 1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약간 벅차고 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푹 자고 일어났다. 덕분에 꿈 일기는 글로 쓸 시간이 없다.
때때로 억지로 계획적으로 합리적 판단으로 하던 것들에서 조금 벗어나
흘러가는 대로 무의식에 나를 맡겨보자.
의외의 행복들을 만날지도 모르니까.